"10∼14일 후 원유 110만 배럴 옮겨 싣는 작업 시작"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9년째 예멘 앞바다에서 '환경 시한폭탄' 노릇을 해온 폐유조선을 예인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
31일(현지시간)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홍해에 방치된 초대형 유조선 '세이퍼호'를 예인하는 위한 전문 인력이 전날 현장에 도착했다.
예인 작업을 맡은 구난전문업체 '스미트 샐비지'(SMIT Salvage)는 31일부터 세이퍼호에 실린 원유 110만 배럴을 다른 유조선에 옮겨 싣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예인팀은 세이퍼호의 유류 탱크 안의 산소를 제거한 뒤 유엔 소유 선박 '노티카호'로 원유를 옮길 계획이다.
데이비드 그레슬리 유엔 예멘 조정관은 "현장에서 예인을 위한 작업이 시작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10∼14일 후 실제 원유를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세이퍼호는 예멘 호데이다 항구에서 서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홍해에 유지·보수 작업 없이 방치됐고, 지난 수년간 원유 누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예멘 국영 석유공사가 소유한 세이퍼호는 엔진이 장착되지 않은 초대형 유조선(선체 376m)으로 해상 저유 시설로 사용되다가 2015년 예멘 내전이 본격화한 뒤 반군 후티가 호데이다 항구를 장악하면서 방치됐다.
유엔은 만들어진 지 47년 된 세이퍼호의 파손이나 폭발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이 경우 선박에 저장된 막대한 양의 원유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 치명적인 해양 오염을 유발하고, 어업에 종사하는 어민 20만명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역내 거주하는 주민 200만명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유엔은 세이퍼호에 실린 원유를 제거하고 예인하는 데 1억4천만 달러(약 1천8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2천900만 달러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아힘 슈타이너 UNDP 사무총장은 "우리는 정말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다"며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6월 말에서 7월 초쯤 (원유를) 옮기는 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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