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란 보고서'와 우라늄 농축도의 의미

입력 2023-06-01 16:40   수정 2023-06-01 19:15

'IAEA 이란 보고서'와 우라늄 농축도의 의미
저농축은 원자력, 고농축은 핵무기 제조용
이란 핵문제, 향후 북한과 함께 비확산 이슈 부상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핵무기는 한 개의 원자가 특정한 조건 속에서 두 개의 원자로 나눠질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활용한 폭탄이다.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핵분열성 물질이 필요한데, 흔히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의미한다.
플루토늄은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우라늄을 원자로에서 태우고 난 뒤에 추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비교적 큰 원자로나 재처리 시설이 필요하다.
우라늄은 자연에서 얻어질 수 있으며, 전부 다 핵분열성 물질로 구성되지는 않는다. 우라늄을 캐내면 그 안에 우라늄 238과 우라늄 235 등 여러 동위원소가 섞여있는데, 핵분열물질은 235이다. 구성비율은 238이 99.3%, 235는 0.7%에 불과하다. 이처럼 매우 적은 양인 235를 이용해 핵무기를 만드는 물질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먼저 광산에서 캐낸 우라늄은 이물질과 분리해서 정련공장에 보내고, 거기에서 화학적 처리를 거쳐 마지막 불순물을 제거하는데, 이 상대가 노란색 떡 같아 보인다고 해서 옐로우 케이크(Yellow Cake)라고 한다. 여기에 순도를 높이기 위해 우라늄에 불소를 혼합해 완전히 분말 형태로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6불화우라늄(UF6)'이다.
기체상태의 UF6를 원심분리기에 넣어 돌리면 핵분열을 일으키는 우라늄 235와 핵 분열하지 않는 우라늄 238이 분리되며, 따로 모은 235의 농축도를 최대한 높여 무기를 제조할 핵물질로 만들게 된다. 북한 핵문제를 다룰 때마다 이런 내용은 다뤄져왔다.



흔히 낮은 농도로 농축할 경우에는 핵무기를 만들 수 없고 그냥 원자력 발전소 용으로 사용한다. 이 농축도를 90% 이상으로 올려야 무기를 만들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공장시설과 상당한 전력, 그리고 까다로운 제조기술이 필요하다.
AFP·AP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회원국에 공유한 분기별 기밀 보고서에서 이란이 미신고 핵시설을 가동했다는 의혹을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4천744.5㎏으로 허용치의 23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여기서 주괴는 것이 농축 우라늄의 농축도이다. IAEA는 올해 1월 이란 포르도 지하 핵시설 조사 당시 핵무기 제조 수준에 버금가는 농도 83.7% 우라늄 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회원국에 배포한 적이 있다.
83.7%라면 약간의 공정을 더 추가하면 무기급(90% 이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향후 이란의 우라늄 농축 문제가 북한 핵문제와 함께 국제 비확산체제 유지에 큰 이슈가 될 것임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2015년 미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 러시아 등이 서명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르면 이란은 202.8㎏의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다.
이 합의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는데, 미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lw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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