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5형과 같은 엔진 추정…소련제 RD-250 제품군 기반"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북한이 5월 31일 쏘아 올린 우주발사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이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는 서방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의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이 ICBM용 엔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핵 전문가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우리가 보고 있는 발사체는 '은하' 우주발사체 시리즈와 완전히 다른 설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앞서 북한 ICBM에 사용됐던 엔진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조지프 뎀프시 국방 연구원도 북한 ICBM '화성-15형'과 같은 이중 노즐(분사구) 액체연료 엔진이 천리마 1형에 사용됐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엔진은 소련제 RD-250 엔진 제품군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같은 분석은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과 비슷하다.
또한 판다 연구원은 "천리마 1형은 북한의 이전 우주발사체와 비교해 상당히 큰 페이로드 페어링(payload fairing)을 갖추고 있다"며 "200~300㎏ 수준의 위성 탑재물을 실어 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하나의 로켓에 여러 위성을 탑재해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향후 더 큰 발사체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엔진 구성부품의 상당 부분, 그리고 기체 제조에 있어 대부분 자급자족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일부 부품은 여전히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발사대 주변과 화염공(flame bucket) 출구를 지나, 인근 갯벌을 가로질러 옅은 회색의 잔여물을 남겼다"며 "잔여물이 생겨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을 발사했지만 이 발사체는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등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위성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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