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크라전쟁 특사 "전쟁격화 위험 여전히 크다고 느꼈다"

입력 2023-06-02 19:36  

中 우크라전쟁 특사 "전쟁격화 위험 여전히 크다고 느꼈다"
리후이, 언론에 6개국 순방결과 설명…"러·우크라 접점 전혀 없진 않아"
"폴란드 접경지서 기차 14시간 타고 키이우 도착…우크라위기 영향 체감"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특사인 리후이 중국 유라시아사무 특별대표는 지난달 관련국 순방을 통해 "전쟁이 격화할 위험이 여전히 크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리 특별대표는 2일 베이징 국제구락부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이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유럽 각국을 순방하면서 특별히 느낀 세가지 포인트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중국이 주장해온 '정치적 해결' 노력을 각국이 지지하고 있다는 점과, 각국이 핵시설 안전과 인도주의적 상황, 식량 안보 등 문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전쟁의 격화 가능성이 상존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리 특별대표는 지난달 중·하순 우크라이나, 폴란드, 프랑스, 독일, 벨기에(유럽연합 본부), 러시아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각국 외무장관 또는 고위 관리와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상 개시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자신이 사흘 동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체류하는 동안 매일 방공 경보가 울렸고, 두차례 대규모 공습이 있었다면서 현장 상황에 불확실성이 가득했고, 정세는 우려스러웠다고 말했다.
리 특별대표는 "현재로서는 각측이 마주 앉아 협상하고 성과를 내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각측이 '최대 공약수'를 찾아 정치적 해결을 위한 조건을 만드는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특별대표는 또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다 협상의 문을 닫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당장 각측이 협상을 진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을 수 있지만 "러시아도 평화 협상을 여태 반대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는 평화에 대한 열망을 표명했다"며 양측간 공통 분모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밝혔다.
아울러 리 특별대표는 자신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그 주변 국가를 오가는 여정이 험난했다고 소개했다.
우크라이나에 비행금지 구역이 설정된 까닭에 베이징→두바이→바르샤바 경로로 폴란드에 도착했는데 바르샤바에서 키이우로 가는 직행 열차표가 없었다고 전했다.
결국 그는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까지 차를 타고 이동한 뒤 거기서 열차를 14시간 가까이 더 타고서야 키이우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키이우를 벗어날 때는 바르샤바행 열차를 탔으나 15∼20분마다 정차하는 완행열차였기에 거의 18시간을 기차 안에서 보냈다고 소개했다.
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 방문 후 모스크바로 이동할 때도 평소 같으면 3시간 비행이면 도착했겠지만, 이스탄불을 경유해야 했기에 10여 시간이 걸렸다면서 "우크라이나 위기가 각국 경제·사회 생활에 가져온 영향을 직접 체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이번 각국 순방이 협상 촉진의 출발점이었다며 중국은 재차 인원의 파견을 통해 각측과 소통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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