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핵위협 고조…워싱턴 선언, 美의 새 억지역량 강화 모델"(종합)

입력 2023-06-03 01:14  

美 "北 핵위협 고조…워싱턴 선언, 美의 새 억지역량 강화 모델"(종합)
안보보좌관, 군축협회 연설…"핵위협에 새로운 전략과 해법 필요한 시기"
"美가 이룬 비확산의 최대 성취는 확장억지…동맹, 독자 핵무기 불필요"
"美, 중·러 능가 핵 늘릴 필요없어…中·러와 조건없는 군축대화 희망"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핵 위협 중 하나로 지목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서 확장억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군축협회 연례 회의 연설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주요 핵 위협으로 거론하며 "북한과 이란 역시 최근 들어 핵 위협을 고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세계 최대 핵 강국을 목표로 한다면서 전술핵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모든 종류의 역량을 증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김정은)는 핵 비(非)보유국 가운데 북한을 첫 보유국으로 천명하는 법을 발표했는데, 이는 직접적인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라고 지적한 뒤 "이후 (북한은) 어느 시기보다 빈번하게 탄도미사일 발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오늘날 우리는 군비 경쟁을 막고 핵 위협에서 세계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전략과 해법을 필요로 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전략적 안전성에 접근하는 핵심이며, 이는 우리의 억지 역량을 새롭게 하고 발전된 군축 통제라는 두 축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특히 미국 주도의 새로운 억지 역량 강화의 모델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기간 한미 정상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을 거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동맹과 관계를 강화하며 우리는 핵무기의 시대에 미국이 이룬 비확산의 가장 큰 성취는 확장억지라는 점을 상기한다"며 "이는 우리의 너무나도 많은 동맹에게 독자적인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지난 4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확장억지를 포함한 양국의 상호 방위 조약은 철통같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워싱턴선언에 서명했다"며 "이는 잠재적인 핵 위기 시기를 포함해 한미 양국의 공조를 한층 강화하는 조치이자 비확산이라는 우리의 공동 목표에 대한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과도 핵역량 근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 같은 새로운 조치들은 전략적 안전성이라는 목표를 성취하는 데에 도움이 되며, 미국과 군비 경쟁을 하는 적국에게 이 같은 경쟁이 비생산적이며 파괴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및 러시아의 핵 위협 대응과 관련해선 "미국이 경쟁자들을 효과적으로 억지하기 위해 이들의 전체 무기를 합친 이상으로 핵무기를 늘릴 필요가 없다"며 "미국은 중국 및 러시아와 전제조건없는 양자 군축 대화에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참여 중단을 선언한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에 대해선 "러시아가 준비돼 있다면 미국은 핵탄두 제한을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전략핵 경쟁에 나서는 것은 양국 어느 쪽에도 보탬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양자의 모든 이견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미국은 러시아와 지금 핵 위협 및 2026년 이후 체제에 대한 논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2026년 종료하는 뉴스타트를 대체할 새로운 협정 논의에 대한 러시아의 참여를 촉구했다.
2011년에 발효한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수를 1천550개로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양국은 협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상대국 핵시설을 사찰하고 1년에 두 번(3·9월) 각자 배치한 핵탄두와 운반체 숫자 등을 공유하게 돼 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2월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 역시 전날 이에 상응해 협정에 따라 서로 통보하게 돼 있는 미사일과 발사대 등의 상태나 위치를 이날부터 업데이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새로운 군축 협정은 물론 중국의 핵 증강 규모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우리가 중국과도 전제조건없는 대화 관여에 준비돼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아직 전략적 안정성과 다른 광범위한 문제를 구분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전략적 안정성과 핵 위협에 대한 토론을 위해 미국과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위해 중국이 담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기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새로운 다자 군축 노력에도 관여하고자 한다"며 "이 같은 논의가 쉬울 것이라는 환상은 없지만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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