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판매량 전기차가 9천여대 앞서…환경규제 강화 등 영향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한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경유(디젤)차를 앞질렀다.
4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 1∼4월 유럽 30개국 전기차 판매량은 55만9천733대로, 같은 기간 경유차 판매량(55만391대)을 1만대 가까이 웃돌며 처음으로 우위를 점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전기차는 40만9천971대에서 36.5% 뛰어오른 반면, 경유차는 55만3천29대에서 0.5% 감소했다.
전기차는 올 1∼4월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전년 대비 17.6% 증가한 12만4천476대가 팔려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어 영국에서 전년보다 25.5% 증가한 9만6천752대, 프랑스에서 45.9% 늘어난 8만1천972대가 각각 팔렸다.
디젤 엔진의 본산인 유럽 시장에서는 2010년대까지도 경유차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휘발유 대비 저렴한 연료비와 높은 연비 효율, 엔진 성능 등이 경유차의 강점이었다. 불과 4년 전인 2019년 유럽 내 경유차 판매 대수는 479만8천390대로 전기차(36만164대)의 13배에 달할 만큼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유럽 각국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자동차 관련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유럽 완성차업계도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경유차는 전기차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
앞서 2015년에는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경유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질소산화물(NOx) 등 유해 배출가스 발생량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유럽 당국의 규제는 갈수록 경유차에 불리해지는 추세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자동차의 유해가스 배출 제한을 한층 더 강화한 '유로7' 기준을 2025년 7월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ACEA는 내연기관 승용차와 승합차가 유로7을 준수하려면 대당 1천862유로(약 260만원)의 직접 비용이 든다고 추산했다. 업계에서는 굳이 경유차를 생산하며 유로7 대응 비용을 지출하기보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로 전환 속도를 높이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월 유럽 전기차 시장 진출 9년 만에 누적판매 50만대를 돌파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도 유럽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자 공을 들이고 있다.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6로 유럽에서 전기차 브랜드 이미지 각인에 성공한 기아는 대형 전기 SUV EV9의 유럽 전략모델을 최근 현지에서 공개하며 전동화 라인업 확대를 본격화했다.
현대차도 올 하반기 신형 코나 일렉트릭을 유럽 시장에 출시한다. 코나 일렉트릭은 현대차·기아의 유럽 전기차 누적 판매량(약 50만대)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인기 차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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