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나눈다는 점에서 유리" vs "여전히 개발 연장선"
미국선 코딩 지식 요구하기도…직군 사라진다 전망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 '문과생의 희망'처럼 떠오른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미래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이용자가 원하는 답을 낼 수 있도록 대화체 명령어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직업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배출한 첫 직업', '인공지능 조련사'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언어학 박사 강수진 씨는 최근 100대 1 경쟁률을 뚫고 최대 연봉 1억 원을 받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공개 채용됐다.
업계에서 뽑는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제1역량은 '최적의 질문 던지기'인데, 뤼튼테크놀로지스는 강 씨의 전공인 '대화 분석' 역량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언어·소통 감각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문과생들에게 유리한 직종으로 보기도 한다.
프롬프트의 토씨 하나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물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역사학, 철학, 언어학 전공자들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채용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컴퓨터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방법 내지는 '개발'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이들은 사람과 컴퓨터가 상호작용하는 데 필요한 레이어(층위) 하나가 줄어들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네이버, 야놀자 등을 거친 '스타 개발자' 김진중 원티드랩[376980] 생성 AI팀 리더는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를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라면서 "언어 모델을 다루고 프롬프트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개발 직군이 생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글 지원을 받는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스로픽도 프롬프트 엔지니어 자격 조건으로 "코딩 언어 '파이선'을 다룰 수 있어야 하고,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곳은 공고 당시 연봉 33만5천 달러(약 4억4천만 원)를 제시해 화제가 됐다.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관계자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두고 "생성 인공지능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금 '낯선 일'이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면서 인터넷 보급 초창기 유행했던 '인터넷정보검색사'처럼 사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내년에 프롬프트 엔지니어 육성을 위한 교육과정 신설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자체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람들이 수동으로 하던 프롬프트 생성 과정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나 거대언어모델(LLM)에 의해 상당 부분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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