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부대 바그너그룹 떠나고 러 정규군이 방어 중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임박한 가운데, 동부 최격전지인 바흐무트 인근 전투에서 러시아가 '상당한 손실'을 겪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이 밝혔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최전선 부대 방문 후 텔레그램에 올린 메시지에서 "적군은 바흐무트 방향에서 계속해서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우리 군은 계속 싸워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 방면에 대한 반격을 강화하면서 러시아군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르스키 사령관의 발언은 최근 바흐무트를 어렵사리 점령한 러시아 사설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2일 러시아 정규군에 도시를 넘기고서 자신의 병력 99%가 철수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고 CNN은 전했다.
바흐무트는 지난해 7월부터 바그너 그룹이 소모전을 무릅쓰고 공세를 계속한 끝에 지난달 20일 프리고진이 완전 점령을 선언한 곳이다.
일각에서는 바흐무트의 전략적 가치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으나, 러시아의 대규모 공세로 인해 격렬한 소모전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양국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에서 물러난 뒤로도 주변 고지를 차지하고 도시 포위 기회를 노려왔다.
이 때문에 서방측 전문가들은 바그너 그룹이 물러난 뒤 러시아 정규군이 바흐무트 통제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 군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프리고진은 최근 영상에서 정규군이 현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로 돌아올 준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공개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 작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모르겠다"며 "솔직히 말해 완전히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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