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에도 수요 증가…전셋값 오르며 전세비중 줄어들 수도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최근 전세수요가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이 두 달 연속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거래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량 2만134건(5일 현재 계약일 기준) 가운데 순수 전세계약은 1만2천329건으로 61.2%를 차지했다.
지난 3월 61.5%에 이어 전세 비중이 두 달 연속 60%를 넘어선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2021년 11월 61.6%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금리 인상 여파로 50%대로 떨어졌고, 작년 12월에는 47.7%까지 내려왔다.
올해 1, 2월에도 각각 55.6%, 57.0%였던 전세 비중은 3월 들어 61.5%를 기록하며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두 달 연속 60%를 넘었다.
전세 비중이 커진 것은 지난해 금리 인상 여파로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자 올해 들어 매매시장처럼 전세시장도 급전세 위주로 거래가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한 가운데 3월 이후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하향 안정되면서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셋집을 얻으려는 임차인이 늘었다.
지난해 6%를 넘어섰던 전세자금 대출금리는 현재 3%대 후반∼4%대 중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에 비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이율)은 3월 기준 4.8%로 금리보다 높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떨어지자 전세자금이 부족해 상급지로 옮겨가거나 주택형을 넓혀가지 못했던 수요들이 움직이며 거래가 늘었다"며 "전월세전환율이 금리보다 높아 대출을 받아 전세를 얻는 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별로 지난 4월 도봉구는 전세 비중이 67.4%로 10건 중 7건 가까이가 전세 거래였고, 노원구도 전세 비중이 65.8%로 높아졌다.
전세 거래가 늘면서 최근 전셋값 상승지역이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한국부동산원 기준)은 올해 들어 하락 폭 축소가 이어지다가 지난달 22일 4주차 조사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주까지 2주 연속 상승했다.
아파트뿐 아니라 비아파트도 전세 비중이 커졌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확정일자를 받는 서울의 모든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등 포함)의 전세 비중은 지난 2월 40%까지 감소했다가 3월 44%, 4월에는 47%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다만 전세 비중이 앞으로 계속 커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작년부터 이어진 역전세난 속에서도 시중금리 인하로 최근 전세를 찾는 수요는 확실히 늘었다"며 "다만 최근 급전세가 소진되고 전셋값도 눈에 띄게 오르는 추세여서 다시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전셋값이 오르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2년 전 고점에서 계약된 물건의 재계약이 이뤄지며 역전세난이 더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보증금 반환 문제로 전세 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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