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감 내세운 숏폼 흥행, OTT도 미드폼 뛰어들게 해"

입력 2023-06-06 07:11   수정 2023-06-07 11:13

"속도감 내세운 숏폼 흥행, OTT도 미드폼 뛰어들게 해"
콘진원 "기성 콘텐츠 단순 쪼개기보다 전개와 구성 달라져야"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광고 영향력과 쉬운 접근성을 내세운 숏폼(Short-Form) 콘텐츠의 인기가 유튜브 같은 동영상 전문 플랫폼과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제작 행태 변화까지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글로벌 OTT 동향 분석'에 따르면 평균 15초~10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뜻하는 숏폼 콘텐츠는 이동 시 또는 여유 시간이 날 때 잠깐씩 효율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주목받으며 소비가 늘었다.
유튜브는 이용자가 섬네일을 직접 클릭해 보고 싶은 영상만 보게 되지만, 숏폼은 짧은 영상이 차례차례 재생돼 이용자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기 쉽고 신규 팬을 획득하기도 쉬워진다는 것이다.
2016년 출시돼 대표적인 숏폼 소셜미디어로 성장한 중국 업체 틱톡은 세계적으로 20억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틱톡의 미국 내 광고 매출이 내년에는 11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틱톡의 선전에 메타도 지난해 2월 인스타그램 릴스를 출시하고, 같은 해 7월에는 구글 유튜브가 유튜브 쇼츠를 내놓는 등 숏폼 콘텐츠 시장 경쟁이 가열됐다.
콘진원은 틱톡의 영향력이 콘텐츠 소비에도 변화를 가져오며 콘텐츠 업계의 일반 공식을 깨고 있다고도 봤다. 60분 정도로 구성되던 드라마 및 예능 콘텐츠 시장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이제 제작자들은 숏폼, 미드폼, 롱폼 등 콘텐츠 제작 유형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웨이브의 '박하경 여행기'는 25분 안팎의 미드폼 드라마이며,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각본상을 받은 티빙 '몸값'도 30분 내외 드라마다.
넷플릭스 역시 그동안 하지 않았던 미드폼 제작에 대해 '방영 시간이 짧고 가벼운 소재도 편하게 다룰 수 있어 시청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콘진원은 "숏폼 콘텐츠가 콘텐츠 시장의 소비 형태 및 제작 형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숏폼의 영향력 확대로 동영상 콘텐츠의 구성 시간이 다양화된 만큼 콘텐츠 구성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숏폼은 기존 60분짜리 콘텐츠를 단순히 여러 개로 나누는 게 아니라 각 폼의 형태의 맞게 전개와 구성을 달리해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진원은 또 "플랫폼과 관계없이 다양한 길이와 포맷의 콘텐츠 형태를 제공하게 됨에 따라 콘텐츠 특성과 플랫폼 특성을 파악한 개별 콘텐츠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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