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병력 대기…본토 침입 테러리스트 처리 가능"
최전선·본토 피습 동시 대응할 러군에 숨통 틔울 듯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의 자치공화국인 체첸이 다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CNN방송에 따르면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지도자는 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접경한 러시아 벨고로드주에 대규모 병력을 보내겠다고 제의했다.
카디로프는 "벨고로드에 쳐들어간 테러리스트들을 체첸부대의 군사력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걸 다시 알려주고 싶다"며 "(명령을 기다리는) 체첸군의 규모는 7만명을 넘어 3개 군에 달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벨고로드주는 러시아가 침공을 위한 보급기지로 삼아온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 본토인 벨고로드에는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무인기나 로켓 공습, 친우크라이나 러시아 민병대의 기습이 계속되고 있다.
벨고로드의 이 같은 불안정한 상황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시작한다는 관측 속에 러시아에 돌출한 난제로 평가됐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은 지난 2일 전황 분석을 통해 러시아가 본토 방어를 위해 군사력 재배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국방정보국은 "러시아 지휘관들이 러시아 접경지 방어를 강화할지, 우크라이나 점령지 전선을 강화할지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4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이 벨고로드 피습에 대응 수위를 두고 혼선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체첸 병력이 접경지의 혼란을 잠재우러 가세하면 러시아 정부군은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가 예고한 대반격에 집중하면서 장기 소모전으로 치달은 침공전에서 병력과 장비 운용의 부담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의 충성스러운 추종자로 2007년부터 체첸을 통치해온 카디로프가 이번 전쟁에서 소방수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감하고 잔인하다는 평가를 받는 체첸군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작년 2월 침공하자 바로 전투원들을 전장에 가세시켰다.
체첸군은 러시아가 작년 5월 필사적으로 저항한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쑥대밭을 만들고 완전 점령하는 데 주역으로 활동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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