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m '코 앞' 접근…영어로 중 군함에 경고하는 '육성'도 담겨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국 해군은 최근 중국 군함이 대만해협에서 미 군함에 '위험한' 접근을 시도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5일(현지시간) 공개했다고 로이터·AP 통신이 보도했다.
해당 동영상을 보면, 지난 3일 중국 군함은 잔잔한 바다에서 미국 미사일 구축함 USS 정훈함의 항로를 명백하게 가로지르며 끼어들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중국 군함이 정훈함의 좌현을 앞질러 약 150야드(137m)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정훈함은 항로를 바꾸지 않았으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10노트(시속 18.52㎞)로 줄였다고 미 해군은 설명했다.
접근하는 중국 군함에 보내는 무전 소리도 영상에 담겼다. 바람 소리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파악되지 않지만, 영어로 자유로운 항해를 제한하려고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당시 정훈함은 캐나다 해군 호위함 HMCS 몬트리올호와 대만해협에서 정기적인 항행을 수행하고 있었다.
미 해군은 정기적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하지만, 다른 동맹국 군함과 함께 통과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 해군은 국제법에 따라 공해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적용되는 해역에서 정기적인 대만해협 항행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군함은 정훈함 뒤에서 항해하던 캐나다 몬트리올호에는 접근하지 않았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중국 군함이 안전 항행에 관한 해상법을 위반하는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비판과 관련해 중국은 직접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코멘트 요청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앞서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미국과 캐나다 군함의 대만해협 항행에 대해 "의도적으로 분규를 만들고 고의로 위험을 일으키며 악의적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해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대만이 자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지만, 대만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대만해협도 중국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의 일부로 간주하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은 국제수역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강조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항행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가 미국 정찰기에 근접 비행하며 미군을 도발한 바 있다. 당시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중국군 전투기의 비행에 대해 "불필요하게 공격적인 기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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