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스카이뉴스 "포탄·전차 탄약 등 거래 정황"…러·이란은 부인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15개월 넘게 장기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이란에서 탄약을 구매했음을 보여주는 계약서를 확보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송이 확보한 16 페이지 분량의 2022년 9월 14일 자 계약서는 다양한 구경의 대포 포탄과 전차 탄약, 로켓 등의 샘플 거래를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계약액은 100만 달러(약 13억원)가 넘었다.
5 쪽 분량의 다른 계약서는 러시아제 T-72 탱크용 탄약과 곡사포 포탄 등의 거래와 관련된 것으로 계약액은 약 74만 달러(약 9억6천만원)였다.
스카이뉴스는 이 문서들의 진위를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안보 분야 관계자들은 "이것이 이란과 러시아 사이의 군수품 계약이며, 100% 진짜 문서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 문서들은 추가 군수품 선적 전의 '샘플' 거래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바딤 프리스타이코 런던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와 비슷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의심해 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이란 간 무기 거래 정황을 보여주는 문서가 공개된 건 처음이다.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과 이란 대사관은 해당 계약서와 관련한 스카이뉴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스카이뉴스는 앞서 지난 3월 초에도 안보 분야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카스피해를 통해 러시아에 총탄과 탄약을 공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무사자릴', '베게이'라는 선명의 러시아 화물선 2척이 올해 1월 초 이란 아미라바드 항구에서 카스피해를 건너 같은 달 말 러시아 아스트라한 항구에 도착했다.
안보 소식통들은 이들 선박이 컨테이너 200개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총탄·로켓·박격포탄 등을 운송했다고 주장했다.
한 소식통은 권총·돌격소총·기관총 등에 사용되는 다양한 구경의 총탄 1억 발과, 유탄발사기 탄약·박격포 포탄 등 30만 발이 러시아로 건너갔다고 추정했다.
이 소식통은 러시아가 이란에 대가로 현금을 줬다면서, 이는 국제사회가 가한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이전에도 러시아에 자폭용 무인기(드론)를 지원했다는 의심을 받았으나, 탄약 지원 정황이 드러난 건 처음이었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장기화하는 소모전으로 탄약 보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관측돼 왔다.
프리스타이코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가 탄약과 같은 단순한 것들을 거래하고 있다는 것은 그들의 입지가 상당히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모두 무기 거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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