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 알리는 첫 비 내려 구호활동 지장·전염병 창궐 우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 지난달 22일부터 12일간 불안한 휴전을 유지해온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다시 무력 충돌의 강도를 높이면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휴전이 공식 종료된 지난 3일 저녁 이후 수단 정부군과 RSF 간의 무력 충돌이 눈에 띄게 격렬해졌다.
주민들은 양측이 주로 수도 하르툼 남부와 위성도시 옴두르만, 바흐리 등지에서 본격적으로 충돌했다.
하르툼 주민 사라 하산은 "하르툼 남부에서 우리는 폭격과 대공 화기 소음의 공포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진짜 지옥에 있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국보급 유물들이 소장된 하르툼 시내 국립박물관을 점령해 우려를 낳았던 RSF는 자발적으로 박물관에서 병력을 철수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격전지인 서부 다르푸르에서는 주말 무력 충돌로 수십명의 피란민이 목숨을 잃었다는 보고도 있다.
다르푸르 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양측간 무력 충돌로 피란민들이 기거하는 카사브 난민촌에서 최소 40명이 숨지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단에서는 최근 본격적인 우기(雨期)의 시작을 알리는 올해 첫 비가 내렸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안전 문제로 원활하지 않았던 구호 활동에 더 지장이 생기고, 수인성 전염병 창궐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정부군과 RSF를 상대로 구호활동 등 인도적 목적의 휴전 연장을 촉구해온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제다에 남아있는 양측 대표단을 매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인도주의적 지원 실행 문제, 휴전 회담 재개 전까지 실행할 조치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단에서는 조직 통합과 통합 후 지휘권을 두고 갈등해온 정부군과 RSF가 지난 4월 15일 무력 분쟁에 돌입했다.
양측간 무력 충돌 와중에 지금까지 1천800여명이 죽고 5천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분쟁 감시단체인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가 밝혔다.
또 약 140만명의 주민이 전쟁의 포화를 피해 피란길에 올랐으며, 40만명가량이 국경을 넘어 이웃 국가로 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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