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후닝 "하나의 중국·92공식 견지" vs 라이칭더 "대만 주권 수호"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책사'로 불리는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과 대만 여당 대선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놓고 '장외 공방'을 벌였다.
라이 부총통이 '하나의 중국'에 이견을 내며 대만의 주권을 강조하자, 왕 주석은 하나의 중국 '견지'를 역설했다.
6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왕후닝 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대만 야당인 신당(新黨) 우청뎬 주석 일행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 92 공식(九二共識)'을 견지하고 신당 등 섬(대만) 내 애국통일 역량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왕 주석은 이어 "대만 독립·분열 세력과 외부 간섭에 결연히 반대하며 양안 관계의 평화·발전과 대만해협 평화·안정을 수호하고, 양안 교류·협력과 융합·발전을 촉진하면서 양안 동포들이 힘 합쳐 분투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함께 힘쓰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반면 민진당 소속으로 내년 1월 차기 총통 선거에 나설 라이칭더 부총통은 왕 주석의 발언 하루 전인 4일 대만신뢰친구협회 창립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 수용은 주권을 양도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주권이 없는 평화는 가짜 평화"라고 말했다.
라이 후보는 "양안 문제는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면서, 중국의 위협에 "놀라지 말라"고 당부하고는 "대만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향유하려면 대만인의 주권을 굳건하게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2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의 인식을 일컫는 것으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한다는 것이 골자다.
대만을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그것의 인정을 전제로 하는 92공식을 대만과의 관계에서 '금과옥조'로 여기나, 현 대만 집권 민진당은 거부하는 입장이다.
결국 내년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은 '양안 평화'를 강조하면서, 하나의 중국과 92공식을 인정하는 대만 국민당 등 야당에 힘을 실어주려 하고, 그에 맞선 대만 민진당은 '대만 주권'을 내세우며 중국에 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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