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서 美日뿐 아니라 中러와도 협력…한미일 동반 이사국 의미있어"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6일(현지시간) 한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 공약 중 하나인 사이버 안보와 관련해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해 계속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대사는 이날 2024∼2025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에 성공한 뒤 특파원들과 만나 "사이버 안보를 안보리에서 의제화하려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내년 미국, 일본과 동반 이사국이 되는 데 대해선 "과거와 달리 동북아 국제 정세에서 갈등과 대립이 심해졌는데 3국이 같이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직접 다룬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며 "안보리에서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와도 계속 소통하면서 협력의 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황 대사는 "우리가 안보리에 들어간다고 해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안보리 내에 북한 문제에 대한 양비론이 많이 퍼졌는데 한국이 들어가서 중국의 이야기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전체적인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기대했다.
11년 만의 안보리 재입성을 이뤄낸 소감으로는 "많은 회원국의 지지를 받아 안보리에 진출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안보리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제 위상을 더 높이고 우리 외교의 지평을 확실히 넓히는 데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서 180표를 획득한 데 대해선 "우리가 현재 여건에서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것이 180표 정도였고, 우리가 이걸 목표로 해서 뛰었다"면서 "본부에서 각국 정부를 상대로 많은 교섭을 했고 모든 공관망을 총동원해서 노력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황 대사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금의 국제사회는 전례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매우 복잡하고 복합적인 안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도 말했다.
그 구체적인 사례로 미중 관계 악화를 언급하면서 "보편적 가치와 유엔 헌장의 원칙에 기반을 둔 외교, 개도국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세계 평화와 자유,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유엔에서 하나의 모델 국가로 되어 있다"면서 "안보리 이사국 활동이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의 비전을 본격적으로 펼쳐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보리 재입성을 앞두고 외교 인력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 대사는 현재 비상임이사국들의 담당 외교관이 20명 수준이라며 "우리가 비상임이사국 중 가장 큰 나라 중 하나인데 (인력은) 제일 작은 나라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황 대사는 일례로 한국보다 규모가 작고 영어에 능통한 네덜란드의 전체 외교관 수가 3천500명 수준인데 한국은 2천명가량에 불과하다면서 "우리 외교부 인력이 3천 명 정도가 될 때까지 많이 뽑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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