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승무원은 대체 항공편 이용 예정…항공기 수리는 서방 제재로 지연 가능성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뉴델리에서 출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인도 항공사 에어인디아 여객기가 엔진 결함으로 인해 러시아에 비상 착륙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승객 216명과 승무원 16명이 탄 이 여객기(보잉 777·AI 173편)는 전날 운항 도중 엔진 한 곳에서 발생한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러시아 극동 도시 마가단에 급히 착륙했다.
에어인디아는 해당 여객기가 공항 측의 지상 지원 속에 착륙했다며 "승객과 승무원에게는 현지 호텔 숙박이 제공됐다"고 밝혔다.
에어인디아는 승객과 승무원의 이동을 위해 이날 현지에 대체 항공편을 보낼 예정이다.
승객 중에는 미국인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해당 여객기의 목적지를 고려할 때 미국인도 탑승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전 발발 후 러시아 항공사를 상대로 자국 내 하늘길을 차단하는 항공 제재를 부과한 상태다.
그러자 러시아도 미국 등 일부 서방 국가에 대해 자국 영공 통과 금지령을 내리는 등 보복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대러 제재에 참여하지 않은 인도의 에어인디아를 비롯해 중동과 중국의 항공사들은 과거처럼 러시아 영공을 이용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해당 여객기의 수리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체 수리를 위해서는 마가단으로 부품이 공급돼야 하는데 서방의 제재로 인해 항공 물품의 경우 러시아로의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엔진 결함으로 이란에 비상 착륙한 노르웨이 항공 소속 보잉 737기는 2개월 이상 이륙하지 못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승객과 승무원은 다른 비행기 편으로 곧바로 출국했으나 미국의 제재로 인해 부품이 전달되지 못하면서 엔진 수리는 차질을 빚었다. 보잉 777과 737의 엔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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