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매체 "잭 스미스 특별검사, 서면통보"…기밀유출·수사방해 의혹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이미 재판 중…트럼프 측은 "마녀사냥" 반발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형사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으로 지난 3월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기소된 데 이어 두 번째로 형사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폴리티코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미국 연방검찰이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수사 대상'(target of a criminal investigation)이라며 피의자 신분 전환 사실을 서면으로 통보했다고 전했다.
미 법무부가 임명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2021년 1월 6일 연방 의회 난입 사태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압수한 기밀 문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통지는 이 사건 수사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지의 결정이 임박했음을 가리킨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통상 피의자는 검사나 대배심이 범죄혐의가 있다고 인식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수사대상자(subject)와는 구별된다. 다만, 피의자가 됐다고 해서 반드시 재판에 넘겨지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유출 사건에서 사유지에 다수의 기밀문건을 숨기고 수사당국이 이를 찾지 못하도록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기밀문서 유출 사건은 앞서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한 미 하원 특별위원회가 지난해 조사 과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록물 일부가 훼손되고, 일부는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반출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대배심은 지난해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밖으로 가져나간 모든 기밀문서를 반환하라는 내용의 소환장을 발부했고, 두 달 뒤 연방수사국(FBI)이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 당국의 기밀문서 유출 수사를 방해한 증거들을 수사당국이 다소 확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기밀문서 유출 사건으로 추가 기소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에 이어 추가로 형사 재판을 받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변호인을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에 관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지난 3월 미국 전·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기소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 문건 유출 의혹과 관련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 재선 캠프 측은 기밀 유출 의혹 수사에 대해 "적대적이고 정치적 동기가 있는 마녀사냥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해 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가 지지층 결집을 유발하면서 그는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내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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