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에 찍힌 카호우카댐 붕괴 현장 "미사일 공격 흔적 없어"

입력 2023-06-08 22:23   수정 2023-06-09 16:32

드론에 찍힌 카호우카댐 붕괴 현장 "미사일 공격 흔적 없어"
AP통신, 형체만 남은 카호우카댐과 주변 홍수피해 사진 공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노바 카호우카에 있는 카호우카 댐이 붕괴한 지 사흘이 지났다.
대홍수가 발생해 접근이 어려웠던 이 지역을 AP 통신이 상공에 드론을 띄워 촬영한 뒤 그 사진을 8일(현지시간) 독점 공개했다.
카호우카 댐이 파괴된 지 이틀째인 전날 촬영된 사진 속에서 댐은 대부분이 파괴돼 형체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카호우카 댐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댐 구조물을 내부에서 폭발시켰다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AP 통신은 몇 남지 않은 댐 구조물에서 미사일 공격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급류 위로 보이는 댐 구조물에서 그을린 자국이나 파편과 같은 미사일 투하의 전형적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호우카 댐은 드니프로강의 수위를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6개의 댐 가운데 가장 하류 쪽에 있다.
높이 30m, 길이 3.2㎞의 카호우카 댐은 저수량이 18㎦로 미국 그레이트솔트호에 맞먹는 규모다.

카호우카 댐 붕괴로 엄청난 양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하류 지역의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인근 두 마을인 드니프랴니와 코르순카는 주택 지붕만 보일 정도로 마을 전체가 물에 완전히 잠겼다.

AP 통신 촬영팀은 사람은 볼 수 없었지만, 홍수에 갇힌 개들의 비명 섞인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역시 러시아가 점령 중인 노바 카호우카에서도 강물과 토사가 마을을 휩쓸면서 사람과 동물이 자취를 감췄다
대관람차가 멈췄고 물이 주요 도로를 덮쳤다.
댐 붕괴에 따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농업과 환경에도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후유증이 수십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스타프 세메라크 전 우크라이나 환경부 장관은 "1986년 4월 체르노빌 참사 이후 최악의 환경적 재앙"이라고 말했다.

드니프로강 일대는 이번 전쟁의 최전선이 되면서 이미 많은 주민이 이 지역을 떠났다.
우크라이나는 서쪽 강둑을, 러시아는 홍수에 더 취약한 저지대인 동쪽 강둑을 장악하고 있다.
이번 전쟁이 어떤 형태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 러시아 양쪽은 이번 댐 붕괴 사태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떠안게 됐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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