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부 진격…'러 침공 보급선' 크림반도 고립 작전인 듯
젤렌스키 "결과물 있다"…러 "우크라 손실 입히고 격퇴"
전쟁판도 바꿀 격전 개시…이젠 우크라 창이냐 러 방패냐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려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본격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8일(현지시간) 자포리자주, 도네츠크주 등 동남부에서 공격에 나섰다.
교전지에서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기갑차량이 나타나 반격 수위가 한층 높아졌음을 알렸다.
우크라이나군은 자포리자주에서는 독일산 주력전차 레오파르트-2, 미국산 브래들리 장갑차를 투입했다.
도네츠크주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프랑스산 보병전투차량인 AMX-10이 목격됐다.
이들 차량은 대반격 때 우크라이나 병력이 러시아 점령지에 구축된 방어선을 돌파하는 데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원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이 대반격 작전을 위해 특별히 훈련한 병력 일부도 이날 작전에 가세했다.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날 공격을 보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는 대반격 개시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900㎞가 넘는 동부전선을 따라 우크라이나의 동시다발 공세가 이어지자 대반격이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우크라이나군의 이날 반격 방향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있는 아조우해를 향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육로를 차단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군이 아조우해까지 치고 들어가면 러시아가 크림반도로 갈 경로는 항로나 케르치해협에 있는 크림대교로 제한된다.
러시아가 2014년 무력으로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는 작년 2월 전쟁 발발 후 러시아의 안전후방이자 주요 보급선 역할을 해왔다.
우크라이나로서는 크림반도를 고립시키면 영토를 탈환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작전에 대해 자포리자주에서 적군에 큰 손실을 가하며 방어선 돌파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네츠크주에서 심한 교전이 이뤄졌으나 "얻어낸 결과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이날 반격 작전의 결과를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WSJ은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의 사진과 영상 등을 보면 우크라이나군이 큰 비용을 치르고 약간의 진전을 본 게 나타난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 북부에서 바로 패퇴했으나 소모전 속에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 20% 정도를 점령하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이번 영토 탈환전이 향후 전쟁의 방향을 결정할 주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승전을 위해서라면 점령지를 탈환할 능력을 하루빨리 입증해야 하는 절실한 입장이다.
장기전에 따른 피로감, 소모전에 대한 불만 때문에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변수인 서방 지원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지원국의 자원을 소진시키며 점령지를 방어해낼 수 있을지 시험에 들었다.
막대한 전비에 시달려온 러시아가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에서 종전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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