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개인 이메일 논란' 힐러리 향해 "대통령 자격없어" 공격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밀문건 반출 혐의로 피소된 데 대해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에서 7년 전 그의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공격한 발언들이 현재 그의 상황에 정확하게 들어맞는다고 보도했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재직한 기간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업무상 연락을 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수만 건을 확인한 결과 이메일 100여 건에 기밀 정보가 담긴 것으로 나타났지만, 기소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며 "힐러리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각종 집회에서 연호했던 "힐러리를 가둬라"라는 구호도 이때 만들어진 것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기밀 보호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밀 문건이 압수되면서 스파이방지법 위반과 사법 방해, 기록 인멸·위조, 공모, 허위 진술 등 37개 혐의로 기소됐다.
적용된 혐의만 본다면 개인 이메일 내용 중 업무상 기밀이 포함됐던 클린턴 전 장관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NYT는 "정치권에서는 과거 발언이 나중에 본인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는 단연 돋보이는 사례"라며 "7년 전 대선 승리를 도왔던 이슈가 이제는 백악관 복귀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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