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F "中 채권시장서 4월 13조원, 5월 9조원 빠져나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경제의 예상보다 더딘 회복에 중국 채권 시장에서 5개월 연속 외국인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제금융협회(IIF)의 자료를 인용, 지난달 중국 채권 시장에서 72억 달러(약 9조3천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해 5개월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11일 보도했다.
앞서 4월에는 100억 달러(약 13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중국 채권 시장에서 이탈했다.
IIF의 자료는 지난 몇개월간 위안화 약세 속에서 채권을 중심으로 중국 자본 시장에서 자금 유출 압력이 상당함을 보여준다고 SCMP는 설명했다.
IIF에 따르면 중국 주식 시장에서는 4월에 8억800만 달러(약 1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다만 5월에는 1억2천600만 달러(약 1천6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도 비슷한 자료를 내놓았다.
애틀랜틱 카운슬이 중국 국채등기결산유한책임공사(CCDC)와 상하이어음교환소(SHCH)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월 중국의 은행 간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해외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1천145억 위안(약 20조7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SCMP는 "중국이 지난해 말 갑자기 '제로 코로나'를 종료한 후 중국 경제 회복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지난달 수출 둔화, 커져가는 지방정부 부채 위기, 국내 수요 약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위험, 흔들리는 투자자들의 신뢰 등이 중국이 직면한 어려움들이다"고 지적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수출액은 2천835억 달러(약 369조1천100억원)로 작년 5월 대비 7.5% 감소했다.
중국의 월간 수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3개월 만이다.
수출 감소폭도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5월 수출에 대해 "시장의 예상치인 '0.4% 감소'에 비해 감소폭이 훨씬 컸다"고 소개했고, 블룸버그 통신은 예상치의 중간값인 '1.8% 감소'에 비해 더 나빴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 수출이 예상치 못한 부진을 보이면서 '위드 코로나' 원년인 올해 중국 정부가 설정한 목표인 '5.0% 안팎 성장'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금리와 부진한 기업 이익이 중국 주식·채권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할당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티시스는 "중국의 일상 회복으로 팬데믹 기간 은행에 쌓여있던 초과 예금들이 풀려날 것이라고 기대됐지만,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미중 금리 격차 확대, 위안화 약세와 중국의 성장 전망 악화가 올해 사랑받는 곳이 될 것이라 기대됐던 시장(중국)에서 투자자들을 떠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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