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독일 수사경과 보도…공작의심선박 동선분석
폴란드 당국자 "러 책임전가 위한 선전" 의혹에 반박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지난해 9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에 공급하는 해저 가스관을 파괴한 조직이 폴란드를 작전 기지로 이용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 사건에 우크라이나가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이번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인 폴란드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독일 연방범죄수사청(BKA)은 노르트스트림 파괴 작전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요트 '안드로메다호'가 폴란드 해역으로 항해한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고 WSJ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는 폴란드가 노르트스트림 파괴 작전에서 물류·재무 조달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BKA 수사관들은 안드로메다호가 2주간 지나간 항로를 재구성한 결과, 이 배가 폴란드 해역으로 가기 위해 목적지에서 벗어난 것을 알아냈다.
또 안드로메다호의 무선·항법 장비와 위성 자료, 범인의 휴대전화와 이메일 계정에서 확보한 정보를 종합한 결과 이 배가 폭발 지점들을 모두 지나간 것을 확인했다.
BKA는 이 요트에서 나온 DNA 샘플이 우크라이나 군인의 DNA와 일치하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BKA 수사관들은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한 여행사가 안드로메다호 대여를 도운 이유도 조사하고 있다.
이 여행사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유령회사 중 하나로, 최근 몇 년간 활동이 거의 없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BKA와 폴란드 정부가 WSJ의 보도에 논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한 폴란드 고위 정부 관계자는 이 기사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파괴 공작의 배후에 있다는 인상을 심으려는 러시아 선전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26일 스웨덴과 덴마크의 베타적경제수역(EEZ)에 있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은 고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결론 났지만, 배후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6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보당국이 우크라이나의 노르트스트림 공격 계획을 폭발 발생 3개월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7일 독일 신문 '빌트'와 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며 가스관 폭발의 배후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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