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우크라 서방무기 화력에 긴장…푸틴 '정치적 리스크' 커져"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우크라이나가 반격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러시아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러시아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 엘리트층 사이에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서방 무기의 화력에 대한 긴장감이 있다며 러시아 본토와 러시아 점령지인 크림반도 사이의 육교가 끊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졌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건설한 이 육교가 끊어질 경우 러시아에 상당한 군사적 타격과 사기 저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몇몇 러시아 엘레트들에 따르면 전장 지휘관들 간 내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 우크라이나와 접한 러시아 서부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무장단체의 공격은 푸틴 대통령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러시아 외교계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이것은 당국에 심각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모스크바에서는 대규모 드론 공격이 발생해 고층 아파트들이 일부 파손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하순부터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에서는 푸틴 정권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들로 구성된 민병대 '러시아자유군단'(FRL)과 '러시아의용군단'(RVC)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기습공격이 잇따랐다.
최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남부, 자포리자주 남부 등에서는 격전이 벌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WP는 러시아 의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콘스탄틴 자툴린 하원 독립국가연합(CIS) 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발언이 러시아 내 긴장 고조를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최근 자툴린 제1부위원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했을 때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와 비무장화,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의 주민 보호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며 "현재 이 중 결과가 나온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 관리들과 연락하는 한 소식통에 따르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협정을 추진하는 것도 러시아 엘리트층의 사기를 떨어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들은 지난 1일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WP에 앞서 미국 블룸버그 통신도 러시아 엘리트층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비관적 분위기가 크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현지 정계 및 재계 엘리트들이 전쟁 피로감을 느끼며 종전을 희망하고 있고 낙관적인 사람들조차 승전이 아닌 무기한 휴전을 의미하는 '분쟁 동결'을 최선의 결과로 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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