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미국 식품의약청(FDA) 자문위원회는 지난 1월 6일 FDA의 신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은 에자이(일본)·바이오젠(미국) 제약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의 정식 승인을 권고했다.
FDA 말초·중추신경계 약물 자문위원회(Peripheral and Central Nervous System Drugs Advisory Committee)는 6대0으로 레카네맙의 승인을 권고했다고 AP 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자문위는 레카네맙이 경증 치매 또는 초기 치매 환자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정, 이같이 권고했다.
FDA는 해당 분야 전문 과학자들로 구성되는 자문위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게 관례이지만 자문위의 결정이 구속력은 갖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FDA는 오는 7월6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자문위는 치매 환자 1천800을 대상으로 진행된 최신 3상 임상시험(CLARITY AD) 결과를 평가했다.
이 임상시험에서는 레카네맙이 투여된 실험군이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보다 기억력, 판단력과 기타 인지기능 저하 진행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 참가자의 '치매 임상 평가척도-박스 총점'(CDR-SB(1~18점): 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은 임상시험 시작 때 평균 3.2 점이었다.
임상시험이 끝난 18개월 후 점수는 실험군이 1.21 점 더 나빠진 데 비해 대조군은 1.66 점 더 나빠져 0.45 점의 차이를 보였다.
레카네맙은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확실히 보여준 최초의 약이다. 레카네맙은 치매의 진행을 약 5개월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하버드 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메리트 쿠드코비치 박사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게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인지기능이 나빠지지 않은 상태가 몇 달 계속된다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의 삶에 의미 있는 개선을 가져오는 데 이 정도가 충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현재 FDA의 가속 승인에 따라 레카네맙을 사용할 자격에 해당하는 극소수의 치매 환자들에게 조건부로 판매되고 있는 레카네맙의 가격은 1년 치가 2만6천 달러(한화 약 3천350만원)이다. 현재로서는 보험 급여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레카네맙이 FDA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으면 보험 급여가 가능하게 된다.
레카네맙은 뇌부종, 뇌 소혈관 출혈 등 심각한 부작용과 연관이 있다.
임상시험 중 환자 2명이 뇌출혈과 관련된 뇌졸중을 일으킨 후 사망했다. 그러나 FDA 자문위는 이들의 사망이 레카네맙 자체가 원인인지 아니면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항응고제 복용 등 환자의 다른 기저 요인(underlying factors) 때문이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로버트 알렉산더 자문위원장은 "부작용은 있다. 그러나 모니터가 가능하다" 면서 레카네맙이 효과가 있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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