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경 열리자 가상화폐·주식 등 투자사기 50% 급증

입력 2023-06-12 11:43  

홍콩, 국경 열리자 가상화폐·주식 등 투자사기 50% 급증
소개팅앱서 만난 사기꾼에 속아 44억 날린 사건도…최연소 피해자는 14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이 1월 국경을 재개방한 후 4개월간 투자 사기 사건이 전년 동기보다 5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전날 홍콩 경찰은 올해 1∼4월 투자 사기 사건이 1천174건 발생해 전년 동기의 781건보다 50% 늘어났다고 밝혔다. 총피해 규모는 7억860만홍콩달러(약 1천170억원)에 달한다.
최대 피해 사례는 54세 회계사가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사기꾼에 속아 외환 플랫폼 투자 명목으로 97회에 걸쳐 43개의 다른 은행 계좌로 총 2천700만홍콩달러(약 44억5천만원)를 이체한 사건이다.
최연소 피해자는 14세로 소셜미디어에서 친구인 척 접근한 사기꾼에 속아 가짜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에 7천500홍콩달러(약 124만원)를 투자했다가 돈을 모두 잃었다.
전재산 910만홍콩달러(약 15억원)를 6개월에 걸쳐 잃은 80세도 있다. 곧 홍콩에 들어간다는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투자 전문가'를 사칭한 사람에게 속아 가짜 외환 플랫폼에 투자한 경우다.
홍콩 경찰은 가상화폐와 주식 관련 투자 사기가 가장 많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1∼4월 보고된 가상화폐 투자 사기는 675건, 주식 투자 사기는 229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기꾼이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며 가짜 모바일 투자 플랫폼으로 피해자를 유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해자들은 누구도 가족과 사전에 투자 결정을 상의하지 않았고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에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렸다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올해 들어 투자 사기와 관련해 64명을 체포했다면서 개인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라는 요청은 사기의 명백한 징후임으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크리스 탕 홍콩 보안장관은 경찰이 1분기 2만584건의 범죄를 조사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보다 6천718건(48.4%)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탕 장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사람들이 일상 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특히 사기 사건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라고 범죄 급증의 배경을 설명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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