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IV 펄스 서베이' 응답자 90% "기업이 코로나19 이후 폭리 취해"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미국 투자자들은 치솟는 기업 이익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며, 고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서비스 'MLIV 펄스 서베이'가 자사 뉴스 독자 28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가운데 76%는 긴축 통화정책이 기업의 이익이 주도하는 인플레이션을 제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했다.
나머지 24%는 금리 인상보다 폭리를 취하는 기업들에 대한 법인세 인상과 보다 강력한 반독점법 적용 등 대안을 제시했다.
수십 년 만에 닥친 최악의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공급망 붕괴, 막대한 정부 지출, 임금 상승 등이 꼽혔으나 최근 들어서는 기업들의 제품 가격 인상도 주요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응답자의 67%는 소매 부문이 팬데믹 기간 매우 기회주의적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지적했으며 16% 정도는 에너지 부문이라고 답했다.
전체의 53%만이 기업 이익이 팬데믹 이전의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 이익은 팬데믹 이후 크게 증가했으며, 그후 경기침체 우려에도 과거 관행과 달리 이익 규모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금리 인상뿐 아니라 다른 대안들도 거론되고 있다.
통상 경제 이론에 따르면 수익성이 높은 산업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져서 수익성이 낮아져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매사추세츠 앰허스트대학 경제학과 이사벨라 웨버 교수는 이에 대해 가격 인상을 위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하는 지배적 기업에 의한 '판매자 인플레이션'이라면서 "'병목현상'은 기업들에 가격 인상으로 이익 보호뿐 아니라 이익을 늘릴 수 있는 일시적인 독점적인 파워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UBS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폴 도너번도 "기업들이 광범위한 가격 상승세를 발판으로 활용해 필요 이상으로 가격을 올리는 '이익 주도 인플레이션'"이라며 "'그리드플레이션'(탐욕 인플레이션)로도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이런 '그리드플레이션'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이 평균 2% 내외의 안정적인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답한 경우는 10%에 불과했으며, '2년 이내'가 45.5%, '5년 이내'가 35.4%, '1년 이내'가 8.7% 등이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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