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우대금리 2.0%→1.5%로 낮춰…'최고 6.0% 유지'가 다수
일부는 기업은행 이어 6.5% 검토…쏠림 우려에 '가입자 상한' 요청
당국은 기본금리 최소 4.5% 기대 분위기…인터넷은행 불참에도 '아쉬움'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오는 15일 '청년도약계좌' 출시를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들이 치열한 눈치 싸움 속에 적정 금리 수준을 선뜻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잠정 금리를 공시한 뒤 당국과 여론으로부터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기본금리보다 우대금리 비중이 너무 크다' 등의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결국 5대 은행은 모두 기본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대신 우대금리를 0.5%p 깎아 가입자들이 높은 금리를 좀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조정할 방침이다.
일부 은행은 우대금리조차 낮추지 않고 최고 금리 자체를 6.5%로 높일 예정인데, 기업은행을 비롯한 이들 '6.5%' 은행은 쏠림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막기 위한 장치를 금융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 기본금리 비중 늘리고 카드 실적 등 우대금리 조건 완화도 검토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현재 청년도약계좌의 기본금리를 4.0%로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 8일 잠정 금리 공시 당시 이들 은행이 공통으로 내놓은 기본금리(3.50%)와 비교해 0.50%p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동시에 다수 은행은 여러 조건을 달아 책정한 최대 우대금리를 지난주 공시 당시 2.00%에서 1.50%로 낮춰, 소득 조건별 최대 우대금리 0.50%p까지 더한 최고 금리 수준을 6.00%로 유지할 계획이다.
당국 등의 요청대로 기본금리 비중은 늘리고(58.3→66.7%), 우대금리 비중은 줄이면서도(33.3→25.0%) 지나친 역마진을 고려해 최고 금리가 6%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과도한 카드 결제 실적 등을 우대금리 조건으로 내걸었던 은행들의 경우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6.5% 주는 은행들 "대규모 손실 우려…가입자 수 상한 설정해달라"
아직 소수지만 일부 은행은 우대금리 2.00%p를 그대로 둔 채 기본금리만 0.50%p 올려 최고 금리를 6.00%에서 6.50%(4.00+0.50+2.00%)로 상향 조정하는 안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주 이미 기본금리와 소득·은행별 우대금리를 더해 6.50%(4.50+0.50+1.50%)를 제시한 기업은행과 같은 수준이다.
만약 현재 검토 중인 안대로 오는 14일 확정 금리가 공시될 경우, 청년도약계좌 시장은 최고 6.5%를 보장하는 소수 은행과 최고 6.0%를 고수한 다수 은행으로 나뉘게 된다.
이 경우 앞서 지난해 비슷한 성격의 청년희망적금 판매 당시 확인된 것처럼, 불과 0.1∼0.2%p라도 더 주는 은행으로 가입자가 몰려 결국 해당 은행은 최대 수천억원 규모의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은행권은 개별 은행의 가입자가 일정 기준에 이르면 판매를 종료할 수 있는 '가입자 수 상한'을 설정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한 뒤 답을 기다리고 있다.
◇ 당국 눈높이보다 여전히 낮아…"사회공헌 측면에서 긍정적 검토해달라"
하지만 주요 은행들이 현재 검토하는 안대로 기본금리를 다소 올려도, 당국의 눈높이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기업은행이 기본금리를 4.5%로 제시했고, 한 곳만 너무 높으면 쏠림 문제도 있으니 다른 은행들도 기본금리를 그 정도 수준으로 조정하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은행들이 역마진을 이야기하는데, 사회 공헌의 측면이 있는 만큼 좀 더 긍정적으로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국 입장에서는 젊은 세대에게 가장 친숙한 인터넷은행들이 이번 청년도약계좌 판매에 동참하지 않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에도 청년도약계좌 출시를 권유했지만, 한목소리로 "대면 업무를 처리할 오프라인 지점이 없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국과 여론을 의식한 인터넷은행들은 관련 계획을 묻자 공통으로 "추후 참여를 검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신호경 박대한 임수정 민선희 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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