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3일 마이애미 법원 주변 극우단체 시위 대비 경계 강화
트럼프 "시위하라"…親트럼프 "눈에는 눈"·"우린 총기협회 회원"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불법 기밀문건 반출 혐의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연방법원 출석을 하루 앞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지지층이 법원 주변에서 시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법당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친트럼프 인사들이 '보복'과 같은 과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지지층에 행동을 부추기고 있어 일각에서는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과 같은 폭력 사태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 곳곳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3일 출석할 예정인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집결할 계획이다.
2021년 1월 6일 의회에 난입한 혐의로 회원 다수가 기소된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의 현지 지부도 법원 앞 집회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법당국은 온라인에서 이들의 동태를 모니터링하며 극우단체와 친트럼프 집회 계획을 감시하고 경찰력을 보강하고 있다.
이번 기소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측근인 로저 스톤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지층에게 법원 앞 집회에 가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시위해야 한다"며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다"라고 주장했다.
친트럼프 인사들은 더 거친 언사로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앤디 빅스 하원의원(공화·애리조나)은 트위터에 "눈에는 눈"이라고 올렸으며, 트럼프의 장남의 약혼녀인 킴벌리 길포일은 인스타그램에 트럼프의 사진과 함께 "보복이 오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문자로 게시했다.
작년 애리조나 주지사 선거에서 패배하고도 승복하지 않은 캐리 레이크는 지난 9일 조지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컨벤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접근하려면 나, 그리고 나와 같은 7천500만 미국인을 먼저 거쳐야 할 것"이라며 "우리 대부분은 전미총기협회(NRA) 정식회원이다"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뉴욕주 법원에 출석할 때도 지지자들을 결집하려고 했다.
당시 지지층은 물론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자들이 몰려 법원 앞이 소란스러웠지만 우려와 달리 대규모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운 혐의라는 평가를 받아온 뉴욕 건과 달리 이번에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이 연방 검찰에 기소된 데다 국방 관련 기밀 정보 고의 보유 혐의는 국가 안보와 관련돼 유죄가 확정될 경우 형량도 훨씬 무거워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와 사법방해 등 모두 37건의 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뉴저지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이날 마이애미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며 13일 심리가 끝난 뒤에는 다시 뉴저지로 돌아가 언론 앞에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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