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례 여론조사 통해 결정…집권당 지지도 높아 당내 경쟁 치열 전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내년 6월 치러지는 멕시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좌파 집권당이 5차례의 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대선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 소속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9)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모레나 집행부의 논의를 거쳐 후보 결정을 위한 규칙이 정해진 것을 축하한다"며 "(후보 결정에는) 명확한 정의와 절차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모레나는 5번의 여론조사를 거친 뒤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예비후보를 당 대선후보로 선출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여론조사는 8월 28일과 9월 3일 사이에 시행된다. 후보 발표는 9월 6일께 이뤄질 전망이다.
예비후보들은 오는 19일부터 8월 27일까지 멕시코 전역에서 표심 잡기에 나선다. 불필요한 논쟁과 분열을 피하자는 이유로 예비후보 간 토론은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엘우니베르살 등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모레나 대선후보 선출이 사실상 대권 8부 능선을 넘는 것으로 분석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인기가 워낙 높은 데다 야당에 이렇다 할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멕시코 대통령 임기는 6년 단임제여서, 현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수는 없다.
그간 멕시코에서는 현직 대통령이 후임 대선 후보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대통령이 지목하는 사람이 후보가 된다는 것을 빗대 '데다소'(Dedazo·지명)라는 정치 용어도 다소 비판적인 의미로 광범위하게 쓰인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은 누군가를 후계자로 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주요 예비후보로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0) 멕시코시티 시장, 마르셀로 에브라르드(63) 외교부 장관, 아단 아우구스토 로페스(59) 내무부 장관, 리카르도 몬레알(62) 상원 의원 등이 나설 채비를 갖췄다.
모레나는 대권에 도전하는 공직자의 경우 현직에서 물러나 선거운동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이번 주 내에 의원면직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의 경우 이미 지난주에 사의를 밝힌 바 있다.
여당은 또 누가 대선후보로 결정되든 다른 예비후보와 함께 대선캠프를 차릴 것과 대선 승리 시 행정부에서 함께 일할 것을 권고했다.
멕시코 대선일은 내년 6월 2일이다. 임기 시작은 같은 해 12월 1일이다.
올해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기준 유권자 수는 9천698만4천196명(인구 1억3천407만4천378명)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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