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법적 허용 기간이 지난 후에 약을 먹고 낙태를 시도한 영국 여성에게 2년 4개월 형이 선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BBC와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세 아들을 둔 44세 여성이 임신 주수를 속이고 원격으로 약을 받아서 낙태를 유도한 혐의로 28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1861년에 제정된 상해법을 적용받았으며, 절반은 구금되고 절반은 가석방 상태로 지내게 된다.
영국에는 코로나19 때 임신 10주 이내인 경우는 우편으로 낙태 유도약을 보내주는 제도를 이용했다. 봉쇄 정책으로 인해 밖에 나가거나 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영국에선 낙태가 24주까지는 합법이고 10주 이후에는 진료소에서 시술해야 한다.
이 여성은 영국임신자문서비스 전화 상담에서 임신 10주 이내라고 정보를 제공했지만, 실제론 32∼34주였다.
그는 2020년 5월 약을 받아먹었다가 진통을 하게 되자 구급 서비스에 전화를 걸었다. 아기는 통화 중에 태어났으나 숨을 쉬지 않았고 곧 사망 확인됐다.
이번 선고를 앞두고 산부인과 전문의 협회와 조산사 협회 등이 구금에 반대하며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판사는 의회에서 만든 법대로 판결을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선고 후 스텔라 크리시 노동당 의원은 "모든 여성이 원하면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낙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권임을 긴급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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