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조사에서 79 기록…100 미만이면 경기상황 부정 평가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중앙은행(RBA)이 지난 6일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면서 반등세를 보이던 호주의 소비자 신뢰도(신뢰지수)가 다시 주춤했다.
13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웨스트팩 은행과 멜버른 경제사회연구소가 공동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번 달 호주의 소비자 신뢰도가 반등 추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전달과 같이 79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매달 성인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웨스트팩 은행의 소비자 신뢰도 조사는 응답자의 경제 전망을 취합해 기본값 100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소비자 신뢰도가 100 미만이면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 상황을 과거 평균보다 좋지 않다고 평가한다는 의미다.
작년 5월부터 RBA가 연 7% 넘게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소비자 신뢰도도 작년 4월 95.8에서 지난 3월 78.5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10차례 인상 이후 RBA가 지난 4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소비자 신뢰도는 85.8까지 회복하는 등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 5~9일 사이에 진행된 조사를 날짜별로 살펴보면 기준금리 인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초반 응답에서는 신뢰도가 89까지 상승하는 듯 호조를 보였지만 지난 6일 기준금리가 3.85%에서 4.1%로 추가 인상한 이후 응답에서는 72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웨스트팩 은행의 빌 에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년간 호주의 소비자 신뢰도는 1980년대 말의 극심한 경제침체기 이후에는 보기 어려웠던 저조한 수준"이라면서 "높은 물가상승률과 이어지는 금리 인상이 가장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RBA는 고물가를 잡기 위해 작년 5월부터 12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였던 0.1%에서 4.1%까지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8%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dc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