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인사, 양국 정상회담 비판…이란 대통령, 니카라과·쿠바 순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남미 3개국(베네수엘라·니카라과·쿠바) 순방차 카라카스에 머물렀던 이란 대통령에 대해 베네수엘라 야당 인사들이 온라인에서 격한 언사를 쏟아내며 반발했다.
베네수엘라 야당 '시민회의'의 델사 솔로르사노(51) 대표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란은 국제 테러를 지원하고 여성을 경멸하는 전제국가"라며 "이런 나라의 수장을 받아들인다는 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모르겠다"고 썼다.
베네수엘라 야권 연합도 온라인을 통해 배포한 성명에서 "베네수엘라 다수의 국민은 이란 대통령의 방문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그는 심각한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는 반민주적 정권을 대표하기 때문"이라고 거들었다.
한때 야권 연합을 이끌며 '임시 대통령'을 지낸 후안 과이도 역시 트위터에 '정적' 마두로를 비판하며 "(그는) 테러리즘과 폭력의 문을 여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힐난한 뒤 "우리는 독재 정권을 인정해선 안 되며, 모든 민주주의 절차를 총동원해 (마두로에) 가차 없이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전날 카라카스를 찾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교역량을 현재보다 7배가량 많은 200억달러(약 25조7천억원) 규모로 늘리자는 등의 합의를 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겨냥, "양국은 세계 지배 체제에 저항하고 있다"며 "제국주의가 낳은 온갖 난관을 이겨낸 베네수엘라의 영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라카스에서 영업 중인 이란 마트를 방문해 주인을 격려하고,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 면담 및 마두로와 동행한 젊은이들과의 대화 등 일정을 소화한 뒤 24시간도 안 돼 두 번째 방문국인 니카라과로 발길을 옮겼다.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니카라과와 쿠바에서도 연대를 재확인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취지의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과 이들 중남미 3개 국가는 모두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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