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이콘 5점 선보여…폴란드·독일 경유해 파리까지 피란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시작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문화를 상징하는 희귀 성화(이콘) 작품들이 전란을 피해 극비리에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겨져 관람객을 맞는다.
이콘은 일반적으로 그리스도와 성모, 기독교 성인의 초상화를 그린 작품으로, 동방 정교회에서 신성하게 여겨진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부터 루브르에서 전시되는 이들 작품은 이집트 시나이 사막에 있는 성 카타리나 수도원 이콘 4점과 13세기 말 또는 14세기 초 콘스탄티노플에서 제작된 성 니콜라우스 이콘 1점 등 모두 5점이다. 성 카타리나 수도원 이콘 4점은 6세기와 7세기 초에 제작됐다.
이 작품들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보흐단·바르바라 하넨코 국립 박물관이 소장한 다른 작품 11점과 함께 지난달 비밀리에 폴란드와 독일을 거쳐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겨졌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11점의 작품들은 루브르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올렉산드르 트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이날 루브르 박물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전시회는 우크라이나 문화에 대한 매우 상징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의 표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카첸코 장관은 "(러시아가) 우리 유물을 훔치고 문화유산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번 전시는 세계 유산의 일부인 우크라이나의 문화가 얼마나 크고 엄청난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카호우카 댐 파괴로 예술 작품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전쟁이 시작된 뒤 수십만점의 예술 작품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옮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침공 직후 키이우의 보흐단·바르바라 하넨코 국립 박물관 소장품들도 모두 모처로 옮겨졌다. 지난해 10월 박물관 벽에서 40m 떨어진 지점에 미사일 공격이 가해져 박물관이 일부 파손되기도 했다.
'신성한 이미지의 기원'(The Origins of the Sacred Image)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1월 6일까지 열린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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