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크라에 영토포기 설득' 보도 부인…"유일한 해법은 협상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략가인 허레이(何雷) 중장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상하지 못해 충격을 받았으며 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허 중장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폐막한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SCMP에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은 지금껏 평화의 여명이 오지 않은 것에 매우 우려하고 있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부원장 출신인 허 중장은 중국은 전쟁을 종식할 유일한 해법은 협상뿐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미국의 현재 행동은 분쟁을 연장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대러시아 투쟁의 총알받이로 취급한다"며 "러시아가 전쟁에서 지면 미국에는 경쟁자·전략적 라이벌이 하나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평화의 대가로 러시아에 영토를 내주라고 우크라이나를 설득하려 한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입장은 일관된다. 우리는 모든 당사자의 영토 보전과 주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나라도 자기 나라의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안보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점령당한 영토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정전 협상을 주선하고자 리후이 중국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가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도 우크라이나 측은 리 특별대표에 영토 상실을 포함하는 어떤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중국 군사전문가 저우천밍은 우크라이나가 8년 전 러시아에 크림반도를 빼앗긴 후 힘든 싸움을 견뎌온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SCMP에 "정말로 중국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강력한 러시아군을 상대로 그렇게 대담하게 싸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이 지칠 때까지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에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또 다른 아돌프 히틀러가 되도록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미 러시아에서 국수주의의 부상에 불을 붙였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의 이글 인 수광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 주도 서방의 궁극적 목표 중 하나가 러시아의 약화가 아닌, 미국의 글로벌 헤게모니를 지키고자 중국을 억지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위기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전례 없이 연대하게 만들었고 이는 현재 핵심 중재자 역할을 원하고 있는 중국에 큰 압박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강력한 첨단 무기를 보내고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소한 1년 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 정법대 니러슝 교수는 중국이 푸틴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다고 느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푸틴이 최후의 수단으로 전술 핵무기를 꺼내 드는 것"이라며 "전장에서의 승리만이 협상 테이블에서 협상력을 가지며, 이는 어떤 전쟁에서나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