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유럽 선사가 로로선 70% 차지…3% 불과한 中, '폭풍 발주'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전기차의 힘'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 대국에 오른 중국이 자동차운반선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14일 보도했다.
수출용 자동차는 자동차 전용의 로로(Roll on Roll off·사람이 직접 차를 운전해 선박 경사판으로 차량을 싣고 내림) 방식 운반선에 실어 보내야 하지만, 중국에 로로선 운영 선사가 많지 않아 제때 수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 물류·구매연합회 자동차 지부의 쭤신위 사무총장은 "현재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로로선 부족"이라고 짚었다.
이달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운용 중인 로로선은 800척 정도로 자동차 370만대를 실어 나를 수 있으나, 기존 자동차 수출 강국인 일본·유럽·한국 등의 선사가 70%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보유량은 세계 로로선 총량의 3%에 불과하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내연기관차의 경우 조립 생산 수준으로 그동안 자국 내 판매에 치중해온 탓에 로로선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중국의 전기차 산업이 고속 성장해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중국 상무부의 왕서우원 부부장도 지난해 9월 "해상 운송에 필요한 로로선을 확보하지 못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선주들은 대개 자국의 자동차 수출에 로로선을 우선 배치하기 때문에 중국의 자동차 기업들이 웃돈을 주더라도 일본·유럽·한국 선사들로부터 로로선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의 자동차기업과 물류기업들은 로로선 주문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전기차 선두 업체인 비야디(比亞迪·BYD)는 산둥성 옌타이 소재 조선소에 자동차 7천700대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로로선 8척을 주문했다.
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전 세계 로로선 주문량은 142척이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중국 선사들이 주문한 것이다.
쭤신위 사무총장은 로로선 확보의 어려움 외에도 통관·검역 경험 부족 등으로 자동차 수출과 관련해 다양한 문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강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작년 자동차 수출 대수는 전년 대비 54.4% 증가한 311만1천대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 107만대를 수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중국의 연간 자동차 수출은 2021년 200만대 이상으로 급증해 한국을 제치고 세계 3위가 됐다. 이어 작년에는 독일을 제치고 2위에 오르더니 올해 1분기 세계 최고봉에 우뚝 섰다.
중국 자동차 수출은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가 견인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해외로 수출되는 차량의 대다수가 신에너지차로 4월에만 10만대를 수출해 전년 동기의 8.4배로 불어났다고 전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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