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창구 국내 증권사 등으로 분산…"CFD 사태와 달라"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지난 4월 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급락 사태와 유사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14일 주식시장에서 벌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방림[003610], 동일산업[004890], 만호제강[001080], 대한방직[001070]과 코스닥 종목인 동일금속[109860] 등 총 5개 종목이 비슷한 시각에 하한가로 진입했다.
이들 종목은 이날 오전 내내 약세를 보이다가 방림이 오전 11시 46분께 가장 먼저 가격제한폭까지 내렸고, 이어 동일금속이 11시 57분 하한가까지 폭락했다. 동일산업과 만호제강, 대한방직은 낮 12시 10∼15분께 차례로 하한가에 진입했다.
5개 종목이 거의 동시에 일제히 폭락한 원인은 현재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시장 일각에선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와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말 증권사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 계좌에서 대량 발생한 반대매매로 SG증권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져나온 것과 유사한 'CFD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업계에선 CFD 반대매매와 동일한 패턴의 급락 사태는 아닌 것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당시에는 매도 증권사가 SG증권으로 동일했지만, 이번 하한가 종목들의 매도 창구는 국내 증권사들로 다양하다. 아예 CFD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증권사를 통해서도 매도 물량이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들 종목의 신용잔고율은 5% 안팎으로, 10%대를 넘어섰던 '라덕연 사태' 종목들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전날 기준 만호제강의 신용잔고율은 2.04%에 불과하다.
다만 주가조작 연루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둘 수는 없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번에는 SG증권이라는 독특한 외국계 창구가 있어서 원인 파악이 빨랐지만, 지금은 국내 증권사 위주로 돼 있어서 어떤 성격인지 봐야 할 것 같다"며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들인 데다가 2∼3년간 꾸준히 올라 충분히 제2의 SG사태로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급락 종목들은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한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가 추천한 종목들이라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이 커뮤니티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저평가 종목 위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소액주주 운동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오늘 이들 종목의 하한가와 관련해 불공정거래 여부를 들여다보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영경 송은경 홍유담 이민영 기자)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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