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장관 "런던의정서 총회서 '日오염수 논의' 입장에 변함없다"
한국해사주간 참여 조승환 해수장관·임기택 IMO 사무총장 인터뷰
IMO 사무총장, 北 규탄결의문에 "특정국 이름 넣은 첫 결의문…높은 강도"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14일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한국해사주간과 장관급 콘퍼런스가 열린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설명했다.
해수부는 지난 2019년부터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 등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 방류는 해상투기가 아닌 만큼 런던의정서 체계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런던협약·런던의정서는 해양환경 보호를 위해 폐기물의 해상투기를 금지하고, 각 국가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점검·논의하는 국제협약이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한 임기택 IMO 사무총장은 "IMO 법률국이 내놓은 해석에 관한 부분은 각국의 의견이 다르다"며 "일부 국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인 반면, 이 내용을 '덤핑'(해상투기)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 보고서에 따르면 IMO 법률국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런던의정서에서 규정하는 '해상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명확하지 않다(not certain)"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회원국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정책은 다음 회의에서 정해질 사안"이라며 "회의체에서 정하는 방침 외에 IMO 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에 대한 부분도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임 사무총장은 IMO가 최근 북한의 우주 발사체 발사 직후 규탄 결의문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 "결의문 자체가 직접적·물리적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국제기구에 조치가 축적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외교적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전에는 특정 나라의 이름을 넣어서 결의문을 채택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처음 이름이 들어간 것"이라며 "이것 자체로도 강도가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임 사무총장은 북한의 우주 발사체 발사 자체에 대해서는 IMO에서 다룰 수 없는 정치 사안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조 장관은 '임 사무총장의 임기가 올해 종료됨에 따라 IMO 내 한국의 입지가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임 사무총장이 계시면서 국제해사 분야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깊이도 깊어졌다"며 "당장 퇴임하신다고 해서 위상이 흔들릴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한국은 IMO의 회원국 중 주요 해운국 그룹인 A그룹 이사국 지위를 11회째 연임하고 있다"며 "이러한 지위를 바탕으로 국제협력이나 개발도상국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사무총장 역시 "한국은 해운도 조선도 모두 규모가 크고 IMO에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여를 하고 있다"며 "한국의 역할과 위상이 최근 들어 IMO에서 폭발하고 있는 만큼 이 모멘텀이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사무총장은 '2050년까지 국제해운 분야에서 탄소중립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다수 나라가 동조하고 있으나 남미 쪽 일부 국가나 개도국 등에서는 동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라며 "절충점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IMO는 다음 달 2050년 국제해운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기존 50%에서 100%로 높이고 탄소부담금 제도 등을 추가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해사주간은 '친환경·자율운항·디지털'을 주제로 이날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올해 한국해사주간에는 장관급 콘퍼런스가 함께 열리며 조 장관과 임 사무총장을 비롯해 콰쿠 오포리 아시아마 가나 교통부 장관, 비다르 울릭센 노르웨이 통상산업수산부 차관, 엘머 프란시스코 사미엔토 필리핀 교통부 차관 등이 참석한다.
이날 '2050 녹색해운 전환을 위한 서울선언문'도 발표될 예정이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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