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명은 구조돼 치료·휴식 중…"배에 이주민 가득, 500여명 탔을 것" 증언 나와
리비아서 伊 향해 출발 추정…북아프리카→지중해→이탈리아는 위험 경로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이주민을 태운 어선이 그리스 남부 해안에서 전복하면서 최소 79명이 사망하고, 이보다 더 많은 탑승자가 실종됐다고 AP 통신 등이 그리스 구조 당국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날 이주민을 태운 고기잡이 보트가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해안으로부터 서남쪽 75㎞ 바다에서 강풍 속에 전복됐다.
해안경비대 함정 6척과 해군 호위함 1척, 군 수송기 1척, 군용 헬기 1척 등이 투입된 채 구조 작업이 진행됐다.
현재까지 확인한 사망자는 79명이며, 104명이 구조됐다고 당국은 전했다. 생존자 가운데 25명은 저체온증 증상을 보여 입원 중이다.
생존자 중에는 이집트인 30명, 파키스탄인 10명, 시리아인 35명, 팔레스타인인 2명 등이 포함됐다고 구조당국은 전했다.
입원하지 않은 생존자들은 구급차에 실려 유엔난민기구가 그리스 남부 칼라마타항에 마련한 쉼터에서 마른 옷을 지급받고 간단한 치료 등을 받았다.
구조 당국은 정확한 탑승자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생존자들 사이에서는 배의 갑판까지도 사람들로 가득했고, 500명 이상이 탑승했던 것 같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배가 뒤집힌 곳은 수심이 깊은 지역이었으며 구조 헬기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보트는 형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라앉았다고 구조 당국은 설명했다.
이 배는 이주민들을 태우고 리비아 동부 토브루크 지역에서 이탈리아를 향해 출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길이는 25∼30m 정도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는 그리스 당국과 유럽 국경·해안경비청(Frontex·프론텍스)에 이 선박이 접근한다는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는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 등지를 비롯해 유럽 곳곳으로 떠나려는 아프리카 이주민의 대표적 출발지로 꼽히는 곳이다.
이들은 내전이나 빈곤 등을 피해 유럽으로 이주하려고 보트에 의지해 지중해를 건너는 위험한 항해에 나선다.
리비아 당국이 자국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점도 이주민들이 무리하게 보트에 몸을 싣는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3월께 이탈리아 정보 당국은 리비아에서만 현재 약 70만 명이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불법 이민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북아프리카에서 배를 타고 지중해 중부를 거쳐 이탈리아로 가는 경로는 매우 위험한 경로이며 2014년부터 최근까지 공식적으로 파악된 사망·실종자 수가 1만7천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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