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온으로 계란 생산량·크기 줄어"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의 계란 가격이 폭염 등의 여파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등해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5일 카오솟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계란 가격은 지난 2~3개월간 한판당 2~6밧씩 여러 차례 인상됐다.
현재 가장 큰 크기인 '0호' 도매가격이 30개들이 한판당 145밧(5천349원), 소매 가격은 개당 6밧(222원) 수준이다.
라용주의 한 계란 도매상은 "50년간 계란 도매업을 해왔는데 지금 가격이 가장 비싸다"라며 "여전히 가장 저렴하고 편리한 음식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불평하면서도 계란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타이타니주의 계란 상인 역시 "계란 가격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유통업자들은 양계장에서 공급받는 계란 가격이 한 달 이상 계속 올라 판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온으로 닭이 많이 죽어 시장에 공급되는 계란 양이 줄었고 닭이 낳는 계란 크기도 작아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날씨의 영향으로 계란 가격이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아누차 부라빠차리스리 정부 대변인은 "불안정한 날씨 탓에 공급이 줄어 계란 가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무부 당국자는 "지난 4~5월 고온과 가뭄이 계란 생산량과 크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폭염으로 인한 위기가 점차 개선되고 있어 한 달 안에는 시장이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다음 달까지 가격이 더 오를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 곳곳에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지난 4월 북서부 딱주 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45도를 넘어서는 등 태국에서도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각종 요리에 들어가는 계란 가격이 오르면서 요식업자들에게도 타격을 주고 있다.
콘깬주에서 죽집을 운영하는 껫깐 남쁘롬 씨는 "고객 대부분이 학생이어서 계란값이 오르더라도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계란 가격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며 계란 가격은 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카오솟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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