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로만 학습하는 생성형 AI, 대부분의 인간 경험 이해 못 해"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 열풍의 이면에서는 AI가 인간을 곧 뛰어넘어 인류 사회에 위협이 될 것이란 디스토피아적 공포도 함께 싹트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AI를 "문명의 미래에 대한 최대 위협 중 하나"라고 경고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가운데 AI는 아직 인간과 비교할 수 없는 초보적 단계로 기술 진보의 미래를 마냥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한 얀 르쿤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 AI 수석과학자는 챗GPT와 같은 현재의 AI가 사람은커녕 개보다도 똑똑하지 않다고 밝혔다.
르쿤은 생성형 AI가 대규모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학습·훈련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그러한 시스템은 아직도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AI 모델이 "실제 세상의 기저에 깔린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오직 많은 양의 텍스트로만 훈련되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인간 지식은 언어와 무관하다. 그러한 인간 경험은 AI가 포착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AI가 변호사 시험에는 합격할 수 있지만, 10살짜리 아이도 금방 배우는 식기세척기에 식기를 채워 넣는 일은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사례로 제시됐다.
르쿤은 "이러한 사례는 단지 인간 수준의 지능뿐 아니라 개의 지능에라도 도달하기까지 우리에게 모자란 부분이 크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메타는 언어뿐 아니라 영상으로도 AI를 훈련하고 있지만 갈 길이 먼 힘든 작업이라고 르쿤은 전했다.
그는 언젠가 기계가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지능을 갖출 날이 올 것으로 낙관하면서도 인간보다 똑똑한 AI가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르쿤은 "우리는 이것을 위협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매우 혜택을 주는 일"이라면서 "모든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사람보다 똑똑한 AI 비서를 갖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는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복종하고 통제 가능한 형태로 창조된다면서 "공상과학 영화에서는 우리보다 똑똑한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고 싶어 하지만, 똑똑해진다는 것과 지배를 원한다는 욕구 사이에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회의에는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도 참석해 "AI를 화석연료 개발에 사용하면 끔찍하겠지만, 건강, 교육, 문화에 사용하면 아주 멋질 것"이라며 AI의 좋고 나쁨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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