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 붕괴로 인근 마을 4곳에서만 건물 1만9천동이 물에 잠겨 이 지역만 해도 피해 규모가 1조2천억원 이상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 카호우카 댐 붕괴 이후 인근 마을들을 덮쳤던 홍수가 빠지면서 드러나기 시작한 파괴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키이우 경제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카호우카 댐 붕괴로 러시아가 점령한 드니프로강의 동쪽 강둑 쪽 마을 4곳의 건물 1만9천채가 침수됐다.
이 중 9천500채는 물에 완전히 잠겼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57%가 주택 건물이었다.
티모피 밀로바노우 키이우 경제대 총장이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피해 규모가 엄청나며 이들 마을에서만 10억 달러(1조2천71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엔훈련연구기관(UNITAR)의 위성 사진과 NASA의 지표면 모델 등을 분석해보면 코르순카, 코자츠히 라게리, 노바카홉카, 라이스케 등 이번 조사에 포함된 지역에서 전체적으로 23만2천㎡ 규모의 건축물이 침수됐다.
밀로바노우 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매년 700만~1천500만㎡ 면적의 건물들이 새롭게 지어지는 점을 고려한다면, 홍수로 파괴된 건물은 우크라이나 전체 건물 중 20%에 해당한다고 추산하며 "엄청난 규모"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카호우카 저수지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담수 저수지로, 소규모 주택부터 대규모 산업 시설 등에 이르기까지 물을 공급해왔으며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주요 냉각수 공급원이기도 했다.
지난 6일 오전 카호우카 댐이 갑자기 붕괴하면서 드니프로강 하류의 마을들이 홍수로 잠기고 주민들이 대거 대피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카호우카 댐 붕괴로 1만헥타르 면적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헤르손과 자포리자 지역의 모든 관개 시스템에 물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추정했다.
카호우카 저수지는 헤르손 주 관개시설의 94%, 자포리자주의 74%, 드니프로페트로우스카주의 30%에 물을 공급하고 있었다.
댐 붕괴로 인해 도시 80곳이 영향을 받았고, 최소 14명이 숨지고 35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카호우카 댐 붕괴로 하류의 관개시설과 운하 등에 1조5천~1조6천 흐리우냐(5조3천억~5조5천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정한 바 있다.
이어 물 공급 시설이 제때 복구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우크라이나 남부에서는 농업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