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탈환소식 없는 우크라 대반격…"진격 매우 어려워"

입력 2023-06-16 11:01   수정 2023-06-16 17:21

사흘째 탈환소식 없는 우크라 대반격…"진격 매우 어려워"
예상보다 강한 러시아군 저항…"아직 약점 탐색하는 초기 공격" 반론도
"우크라 지상군 진격할수록 러 공격에 노출…전투기 지원 필요"
젤렌스키 "대반격 성공은 러시아의 전쟁 패배 의미"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한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가 최근 며칠간 영토 탈환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우크라이나가 사흘 연속 영토 수복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면서 예상보다 강한 러시아의 저항에 부딪혀 진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2일 남부 자포리자주와 동부 도네츠크주 등 격전지에 있는 여러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5일 한나 말야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군이 남동부의 다양한 지역에서 러시아의 방어선을 공격하고 있다면서도 "진격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꾸준한 진전을 보인다면서도 "이것은 매우 어려운 싸움"이라며 "비용과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분석가들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진격 정도가 마일(단위당 약 1.6㎞)이 아닌 야드(단위당 0.9m)로 측정될 정도로 적다고 지적한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잭 와틀링 연구원은 지난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위치는 러시아 주요 방어선에서 15∼20㎞ 떨어져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진이 느리다는 것은 그만큼 전투가 치열하다는 것을 반영한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전선의 참호를 넘어서면 대전차·대인 지뢰밭을 만나고, 이곳을 돌파해도 러시아 드론에 추적당해 포격을 받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러시아 주요 방어선 근처에 도달해도 참호와 콘크리트 발사대, 전차 장애물 등을 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와틀링 연구원은 아직 우크라이나가 주요 병력을 투입하지 않은 채 러시아 전선의 약점을 찾는 초기 공격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어느 지점에서 멀리 있는 예비군을 끌어온다면 그 지점이 바로 방어선의 약점이라는 것이다.
말야르 차관도 "숫자를 보면 느리지만, 진전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멀리 진격한다고 해도, 방공망 지원이 약해져 러시아 헬리콥터·전투기 공격에 더 많이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F-16 전투기를 빨리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최근 전황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나 매우 어렵다"며 서방이 전투기 등 무기를 느리게 지원해줄수록 러시아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 NBC 방송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전선에서 싸우는 우리의 영웅들과 우리의 군대가 아주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며 "러시아로서 이 전투에서 지는 것이 사실상 전쟁에서 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등 미 공화당 대선 후보들을 향해 "우크라이나가 지면 러시아와의 전쟁이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정복하면 그들은 발트해 국가들, 폴란드 등 나토 동맹국들로 이동할 것이고 이 경우 미국은 나토를 해체하거나 전투를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왜 미리 하지 않았는가?"라며 트럼프 재임 시절인 2014년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강제 합병되고 동부지역에서 친러 반군과의 무력 분쟁이 벌어진 것을 거론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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