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비축·검사 강화…유통·식품업계, 日오염수 대책 '분주'

입력 2023-06-18 07:30  

수산물 비축·검사 강화…유통·식품업계, 日오염수 대책 '분주'
자체 방사능 검사에 내년 설까지 판매할 수산물 확보
"소비자 불안심리 최소화"…수산물 수입처 다변화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차민지 기자 =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하면서 유통·식품 업계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업계는 국내산 원물을 최대한 비축하고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수입처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 원물 비축하고 수입처 다변화…방사능 검사도 확대
롯데백화점은 내달부터 전국 매장에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측정기기를 도입해 판매 제품을 전수 검사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안전성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제품은 롯데 중앙연구소로 보내 정밀 검사를 시행한다.
또 국내산 수산물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현재 내년 설까지 판매할 수 있을 만큼 비축해놓았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국내산 굴비와 갈치, 옥돔 등을 내년 설 물량까지 사전에 확보한 상태다.
신세계는 향후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하면 일본과 지리적으로 먼 대서양이나 지중해 등으로 수산물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민물고기와 수입 갑각류를 신규 상품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산 수산물의 경우 어종별 회유 경로를 면밀히 파악해 방사능 리스크가 적은 어종만 매입하고, 정기적으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는 지역 수협 위판장에서만 수매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점포별로 간이 방사능 측정기를 구비해 오염수 방류 시점부터 안전 검사를 시행하고, 식품연구소의 고성능 방사능 측정기도 활용할 방침이다.
굴비와 갈치 등 저장이 가능한 수산물은 원물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한편 수입처 다변화 노력도 하고 있다.
이마트는 물류센터에서 간이 방사능 기기로 한 차례 검사하고, 이튿날 상품 안전센터에서 정밀기기로 방사능 검사를 추가로 진행한다.
평시·주의·경계·심각 등 총 4단계로 방사능 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단계별로 샘플 검사도 확대한다.
현재는 평시 체제로 전체 어종의 25%가량을 샘플로 검사하고 있지만, 이달 말께 상황을 보고 단계를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주의 단계에서는 전체의 75%, 경계 단계에서는 100%에 대해 검사가 이뤄진다.
롯데마트는 올해 2월부터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수산물 입고 단계별로 안전성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기존에 분기별로 1회씩 진행하던 샘플 검사를 최근 주 4회로 확대했고, 오염수 방류가 이뤄지면 검사 횟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하반기부터 안성과 함안 등에 있는 자체 물류센터에서 방사능 검사를 할 방침이다.



◇ 식품·급식업계도 선제적 관리…소비심리 타격 막기 위해 안간힘
식품업계와 급식업체도 방사능 검사 등 안전성 확보에 힘쓰고 있다.
동원은 올해 초부터 원재료와 완제품 방사능 검사 품목을 2배 늘렸다.
분기별 1회 또는 연 1회였던 검사 주기도 매월 1회 또는 분기별 1회로 강화했다.
또 공인기관인 내부 식품 안전센터 외에 외부 공인기관의 방사능 검사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투트랙 검사로 공신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급식업체의 경우 대부분 노르웨이나 태평양에서 어획한 냉동 생선을 사용하고 있지만 선제적으로 관리를 강화했다.
아워홈은 활어를 제외한 일반수산물 전 품목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지난 4월 완료했으며 추가로 실시할 계획이다.
가자미, 삼치, 고등어 등 냉동 어류의 경우 최소 4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비축분을 보유한 상태다.
아워홈 관계자는 "활어를 사용하는 일부 일식 레스토랑은 일본산 활어만 방사능 검사를 진행했는데, 앞으로 국내산·중국산까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J프레시웨이도 당분간 국내 수요가 높은 대중성 어종에 대해서는 북유럽 등 원양산 대체 품목 수급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유통·식품 업계가 이처럼 대비책 마련에 힘쓰는 것은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거부감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업계는 이미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산물 매출 급락을 한차례 경험했다.
이후 대부분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노르웨이산 고등어, 세네갈산 갈치 등으로 수산물 수입처도 다변화됐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오염수 방류 이슈로 소비심리가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오염수 방류 설비 시운전이 시작된 지난 12일 이후 대형마트에서는 소금 매출이 증가했고, 수입 소금을 찾는 손길도 늘었다.
13∼15일 이마트의 수입 소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고, 롯데마트에서는 3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산물 최종 판매처로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shiny@yna.co.kr
cha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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