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피츠버그 총격범에 유죄 평결…사형 여부도 곧 재판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5년 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유대인 혐오범죄를 저지른 총격범에게 유죄 결정이 내려졌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서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시너고그) 총기난사범 로버트 바워스(50)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바워스는 지난 2018년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생명의 나무' 시너고그에 AR-15 소총을 들고 난입해 닥치는 대로 총을 쏴 모두 11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벌어진 반유대주의 공격 중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낳은 범죄로 꼽힌다.
배심원단은 증오 범죄와 종교의 자유 방해 등 연방검찰이 제기한 63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생존자와 유족들이 모인 방청석에서는 판사가 "유죄"라고 외칠 때마다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AP가 전했다.
이틀간의 배심원단 숙의에 앞서 지난 3주 동안 생존자들을 포함한 50명 이상의 증인이 재판에 출석해 증언했고, 검찰은 당시 총소리와 비명이 생생히 담긴 911 신고전화 녹음을 틀기도 했다.
전날 마지막 증인으로 출석한 생존자 앤드리아 웨드너는 당시 97세 노모와 함께 신도석 아래로 숨었으나, 결국 모친이 총격으로 숨지자 "엄마"라고 울부짖다 경찰의 안내로 대피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바워스가 극우주의자들에게 인기있는 소셜미디어에 반유대주의와 백인우월주의 관련 콘텐츠를 올렸고, 히틀러와 홀로코스트를 칭찬하는 글도 게시했다며 이를 증거로 제출했다.
관건은 바워스에게 사형이 선고되느냐다.
배심원단은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2차 재판을 통해 바워스에게 사형 선고를 권고할지, 아니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 선고를 권고할지 결정하게 된다.
유무죄를 판단한 1차 재판 과정에서 거의 손을 놨던 바워스의 변호인단은 사형을 막기 위한 변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단은 바워스가 조현병과 간질, 뇌손상을 겪고 있다고 주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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