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서 "2013년 주둔 이후 오히려 치안 악화" 주장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서아프리카 말리가 자국에 주둔하는 유엔평화유지군(MINUSMA)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말리 군정의 압둘라예 디오프 외무장관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유엔평화유지군 주둔 이후 치안이 오히려 악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디오프 장관은 또 "MINUSMA는 말리의 평화와 화해, 국가적 결속에 해로운 주장으로 긴장을 부채질하는 등 오히려 문제의 일부가 됐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에서는 오는 30일까지인 MINUSMA의 임무 연장 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말리의 철수 요구에 따라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엘 가심 웨인 주말리 유엔 특사는 "안보리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유엔 평화유지활동은 주재국의 동의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엔은 말리에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준동으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피란민 수십만 명이 발생하는 등 인권 유린이 발생하자 민간인 보호를 위해 2013년 MINUSMA를 파견했다.
그러나 2020년 8월 쿠데타로 집권한 군정은 말리에서 자행되는 인권침해에 대한 MINUSMA의 조사와 보고서 작성을 방해하는 등 유엔과 계속 마찰을 빚어 왔다.
1만2천명 이상의 군인과 경찰로 구성된 MINUSMA는 지난 10년간 적대적인 공격으로 300명 넘는 대원이 사망하는 등 유엔평화유지군 중 가장 규모가 크면서도 제일 위험한 부대로 꼽힌다.
한편 18일 말리에선 새 헌법 제정을 위한 국민투표가 치러진다.
새 헌법 제정은 2020년 8월 군부가 쿠데타로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당시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2024년을 목표로 제시한 민정 이양 과정의 첫 단계다.
새 헌법 초안은 국가 원수인 대통령에게 주요 정책 결정권과 각료 임면권을 부여하는 등 대통령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말리에서는 2012년부터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급진세력과 연계된 무장단체와 분리주의 세력의 준동으로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두 차례의 쿠데타를 거쳐 아시미 고이타 대령을 수반으로 하는 군정이 권력을 장악했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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