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포격 끊이지 않는 지역…안전 우려 탓 지원받기 힘들어"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이도연 기자 = 유엔이 댐 붕괴로 수몰 피해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강 유역의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구호를 하려 했지만 러시아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발생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 붕괴로 인한 사망자는 45명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한 드니프로강 하류 지역 홍수 피해 주민들을 구호하려 했지만 러시아 정부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유엔의 데니스 브라운 우크라이나 담당 조정관은 "우리는 러시아 당국이 국제 인도법상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원조가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은 거부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이 취할 수 있는 접근법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호우카 댐 붕괴로 인해 홍수 피해를 본 드니프로강 하류 마을 중 일부는 러시아가 점령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도 그간 러시아가 점령 지역 주민을 대피시키거나 필수적인 물품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난해왔다.
그러나 러시아는 안전 우려 탓에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그곳에 많은 문제가 있다"며 "어떻게 전선을 통과하고 안전을 보장할 것인가. 알다시피 그곳에는 포격과 도발이 끊이지 않는다. 민간인들도 포격을 당하고 있고 사람들이 죽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그곳 상황이 어려운 것이고, 지원과 관련한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집계를 합산하면 최소 45명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미 CNN방송 등이 전했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카호우카 댐 붕괴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16명, 실종자가 31명이며 아직도 집 900채가 물에 잠겨 있다고 밝혔다.
또 어린이 474명, 거동이 불편한 사람 80명 등을 포함해 3천614명이 홍수로 인해 대피했다고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전했다.
헤르손주 러시아군 점령지 관계자인 안드레이 알렉센코도 러시아 점령지에서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29명으로 늘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지난 6일 오전 카호우카 댐이 갑자기 붕괴하면서 드니프로강 하류의 마을들이 홍수로 잠기고 주민들이 대거 대피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댐을 폭파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댐이 무너졌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 등을 인용해 러시아가 댐 내부 통로에 폭발물을 심어 댐을 파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josh@yna.co.kr,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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