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트래픽 대량 발생기업에 공정기여 요구 결의…KTOA "정책 필요성 확인" 평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방한을 앞두고 통신 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망 사용료' 이슈가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특히 최근 유럽에서 트래픽 대량 발생 기업도 망 구축에 기여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돼 그간 국내에서는 특별한 진전 없이 공회전하던 관련 논의가 재점화할 전망이다.
1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태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20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그는 22일 국내 언론과 간담회를 열어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내 최고위급 인사들과 접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에서 그는 25억 달러(약 3조3천억원) 투자 관련 논의를 주로 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통신 업계는 망 사용료에 대한 언급도 있을 것으로 보고 그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그간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콘텐츠사업자(CP)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ISP)하는 국내 통신 업계는 망 사용료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CP는 사용료 지급 요구가 망 사업자 독점의 폐해라고 주장하는 반면, ISP는 이용료를 내는 건 자유 시장 경제의 기본 원칙이라며 맞섰다.
특히 국내 통신 3사를 위시한 ISP는 OTT와 유튜브 같은 글로벌 CP가 대량의 트래픽을 발생하면서도 국내 CP와 달리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대리전'이라고 할 수 있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2심 재판 중 9차 변론 기일까지 마친 상태로, 뚜렷한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소송과 함께 양측은 자사에 유리한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여론전도 펼쳤다.
넷플릭스와 함께 주요 CP인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지난해 9월 망 사용료 지급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에 나서달라고 국내 크리에이터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 통신 업계가 모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입장을 내고 간담회도 열면서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팽팽한 양측의 공방에 관련 법안이 국회에 7건 발의됐지만 아직 계류 중이다.
국내에서 망 사용료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유럽에서는 최근 망 사용료 부담을 위한 정책 프레임워크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유럽의회는 지난 13일 '대규모 트래픽 발생기업(LTG)', 즉 CP의 공정 기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428표, 반대 147표, 기권 55표로 채택했다.
이 결의안에는 LTG가 통신망 구축에 적절한 자금을 부담하여 공정하게 기여할 수 있는 정책 틀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LTG와 통신 사업자 간 협상력 비대칭성과 불균형을 해소하고 완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KTOA는 "이번 결의안 채택으로 대규모 트래픽 발생기업의 공정 기여에 대한 정책 도입 필요성에 대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고 의견이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의회에 제안할 예정인 '기가비트 연결법'(가칭)의 통과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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