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학연 지원, 국내 대신 글로벌 생태계 지향해야"

입력 2023-06-20 07:00  

"정부 산학연 지원, 국내 대신 글로벌 생태계 지향해야"
NIA 보고서 "기업은 국가보다 주주가 중요…AI 경쟁속 테크강국 유지할지 기로"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이 불러온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부 정책이 국내 산학연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생태계를 지향해야 한다고 정부 산하기관 보고서가 제언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발간한 '챗GPT 등장, 인프라로서의 AI 출발점' 보고서는 20일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로 볼 수 있는 AI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지금이 우리나라가 기술 강국으로서 입지를 유지할지 결정할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지금껏 우리나라가 기술 강국이었던 이유는 초고속 인터넷망, 이동통신 기술, 스마트폰과 같은 (우리가 지닌) 강점과 혁신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세계 시장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 중"이라며 "우리도 이에 맞춘 정책과 투자를 해왔지만, 아직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내수 경쟁력 확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까지는 국가와 기업이 하나의 목표와 방향으로 뭉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상황이 변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은 더 이상 정부가 바라보는 국가 발전을 함께 바라보지 않는다. 이미 기업들은 주주가 더 중요하다"면서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5G 밀리미터 웨이브(28㎓ 대역)에서 기술적으로 상용화 준비를 다 하고도 주파수 할당 취소를 당할 정도로 투자를 안 하고 버티는 것이 그 예"라고 지목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정부도 특히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국내 산학연 중심 생태계를 벗어나 글로벌 산학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원 체제로 혁신하라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정부가 데이터 댐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내 중심인 서비스형 인프라(IaaS) 육성에 치우침에 따라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자들이 SaaS와 IaaS를 이중 관리해야 했던 사례를 들었다.
보고서는 AI 산업 육성과 관련, 다른 AI의 근간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 글로벌 패권 경쟁에 뛰어들지, 다른 나라에서 개발한 모델을 활용해 반도체, 서비스 등에서 경쟁력 확보 전략을 취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봤다.
보고서는 "이는 스마트폰 초기 시장에서 운영체계(OS)는 안드로이드 OS를 쓰고 칩셋은 퀄컴을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삼성의 바다 OS와 엑시노스를 고집할 것인지 결정과 비슷한 파급효과를 만들어 낼 것 같다"며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이 자본 집약적이고 글로벌 경쟁이 격한 상황에서 우리의 현실과 전략적 목표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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