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돌아온 파리에어쇼…에어버스, 인디고와 사상 최대 계약(종합)

입력 2023-06-20 02:32   수정 2023-06-20 16:25

4년만에 돌아온 파리에어쇼…에어버스, 인디고와 사상 최대 계약(종합)
인도 저가항공사, 에어버스 A320 500대 주문…2030∼2035년 인도
프랑스·독일 국방장관 등, 유럽 영공 방어 계획 등 논의 예정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세계 최대 항공 전시회인 파리에어쇼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북부 외곽에 있는 르부르제공항에서 막을 올렸다.
격년으로 열리는 파리에어쇼는 지난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취소돼 4년 만에 항공업계 관계자들을 맞았다.
파리에어쇼 개막 첫날부터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는 인도 저가항공사 인디고로부터 여객기 500대를 주문받는 등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따냈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에서 인디고에 A320 5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이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숫자라고 밝혔다.
피터 엘버스 인디고 CEO는 "인도 항공 시장의 성장을 봤을 때 지금이 이 주문을 할 적기"라며 "이것은 시작일 뿐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계약 금액은 양사 모두 공개하지 않았으나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버스는 2030년부터 2035년 사이에 여객기를 인디고에 넘길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에어버스가 역사적인 성과를 달성하며 기쁨을 만끽하는 동안 세계 항공기 시장을 함께 양분하는 보잉은 옆에 밀려나 있었다고 평가했다.



파리에어쇼는 통상 에어버스와 보잉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는 장으로 여겨지지만, 올해는 기후변화, 국방 이슈와 신기술도 주목받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를 일부 사용한 프랑스군 헬리콥터를 타고 전시장에 도착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SAF는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가 아니라 바이오 연료나 심지어 동물·식물성 기름과 도시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든 항공유다.
원료 수급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 걸쳐 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유 대비 최대 80%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가격이 비싸 사용률이 미미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6일 친환경적인 항공 산업을 위해 프랑스가 앞장서야 한다며 SAF 공장 설립 등에 2억유로(약 2천8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주로 군용·상업용 항공기 판매에 초점을 맞춰온 파리에어쇼에서 올해는 하늘을 나는 택시를 구현할 전기식 수직 이착륙기(eVTOL)들도 눈에 띄었다.
독일의 항공택시 스타트업 릴리움은 파리에어쇼를 앞두고 중국 헬리이스턴에 eVTOL 100대를 공급한다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독일의 항공택시 스타트업 볼로콥터는 내년 파리올림픽에서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eVTOL을 시연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25일까지 이어지는 파리에어쇼에는 최소 158대의 비행기와 헬기, 드론 등이 전시되며 약 32만명이 전시장을 찾을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이 참가해 스페이스 존, 에어모빌리티 존, 에어 존 등으로 꾸려진 통합 전시관을 운영한다.



한편, 파리에어쇼와 맞물려 프랑스와 독일이 이견을 보이는 유럽의 영공 방어 계획 등을 논의할 회의가 이날 오후 열린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프랑스가 주최하는 회의에는 영국, 독일, 스웨덴,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등 20개국 국방부 장관 또는 다른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다.
프랑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인항공기 대응, 탄도미사일 방어 등이 중요해졌다며 이러한 장비들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국방부 장관은 "새로운 위협"에 대응해 "유럽이 영공을 방어하기 위한 독자적인 전략을 세우는 게 시급해졌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 영공 방어 계획'은 미국과 이스라엘 방산업체에 기반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독일이 지난해 말에 출범한 '유럽 영공 방어 계획'에는 17개 유럽 국가가 함께하기로 서명했고, 프랑스와 폴란드 등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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